승자에게는 이겨야 하는 이유가 존재했다.

그리고 패자에게는 질수 밖에 없는 이유가 존재했다.

그것이 제62회매스터즈가 던진 "골프의 승부론"이었다.

<>우승은 이렇게 하는 것이다

골프가 아무리 각본없는 드라머라고 하지만 이번 매스터즈는 너무도 갑자기
우승자가 뒤바뀌었다.

프레드 커플스(38)는 지옥에서 천당에 오르는 15번홀 이글도 물거품이
됐고 데이비드 듀발(27)은 최종라운드 67타의 선전도 보람이 없었다.

승자는 마크 오메라(41, 미국).

그는 우승각축자들의 뒤에 조용히 숨어 있다가 갑자기 "버디-버디 피니시"를
하며 그린자켓과 함께 57만6천달러(약 8억원)의 우승상금을 차지했다.

스코어는 4라운드 5언더파 67타(버디6,보기1)에 합계 9언더파 2백79타.

이곳시간 12일 미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GC에서 벌어진 최종라운드는
베테랑 오메라가 수많은 20대 도전자들에게 "우승은 이렇게 하는 것"이라며
한수 가르친 흐름.

그가 17번홀(파4-4백야드)에서 1.8m버디를 잡을때까지만 해도 승부는
연장으로 갈 것이 확실했다.

사실 경기는 오메라의 연장합류보다 그이전에 이미 커플스와 듀발의 맞대결
연장으로 모아지고 있었다.

<>커플스가 져야하는 이유

1-3라운드 선두에 10번홀까지 2위권과 2타차 간격을 보이며 안정적
플레이를 하던 커플스는 아멘코너의 마지막 관문을 결코 무사통과하지
못했다.

왼쪽 도그레그의 4백85야드 파5홀인 13번홀에서 커플스의 티샷은 엄청난
훅이 되며 왼쪽 숲으로 사라졌다.

볼은 한참을 들어가 오솔길에 있었다.

그는 웨지로 쳐냈다.

거기까지는 OK.

그러나 1백62야드를 남기고 친 7번아이언 서드샷은 커팅이 되며 그린 전방
둔덕에 맞고 개울물로 사라졌다.

5온2퍼트의 더블보기.스코어는 8언더에서 6언더로 떨어졌다.

남이 다 버디를 잡는 홀에서의 더블보기는 너무도 치명적.

커플스에 2조 앞서 플레이하던 2위권 듀발은 13, 15번홀을 "당연히" 버디로
장식하며 순식간에 9언더를 만들고 커플스를 3타나 앞섰다.

그러나 커플스는 다시 15번홀(파5-5백야드)에서 기적과 같은 이글을
노획하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198야드를 남기고 친 6번아이언 세컨드샷은 다시 1.2m에 붙은 것.

그러나 결과적으로 13번홀의 티샷하나는 "그가 져야만 하는 이유"임이
분명했다.

<>듀발이 져야하는 이유

듀발은 극히 짧은순간 3타리드를 하며 파3홀인 16번홀(1백70야드)티에 섰다.

그러나 그의 6번아이언샷은 극히 방어적이었다.

이홀은 그린 왼쪽이 연못이었는데 듀발의 볼은 너무나 오른쪽으로 치우쳤다.

볼이 그린오른쪽으로 치우치면 2퍼팅으로 막을 재간이 없는게 이곳 구조.

그린경사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크게 내리막인 더블그린이기 때문으로
오른쪽에서 퍼팅하면 홀근처에 볼을 멈추게하기가 극히 힘들었다.

3퍼팅 보기.

듀발은 8언더가 됐고 수분후 마지막조의 커플스와 오메라가 바로 옆
15번홀에서 각각 이글과 버디를 잡자 커플스는 듀발과 동률선두, 그리고
오메라는 7언더로 1타차로 따라 붙었다.

결과적으로 "지나치게 방어적인 듀발의 16번홀 티샷"이 져야만하는
이유였다.

<>오메라가 이겨야 하는 이유

오메라는 16번홀까지 버디4에 보기1개였다.

그는 치명적실수가 없었다.

오메라가 17번홀 버디를 잡자 3명이 공동선두가 됐다.

게임은 연장이 눈앞에 보였다.

그러나 오메라는 18번홀(파4-4백5야드)투온후 5m버디기회를 다시 만들었다.

그는 그 퍼트를 넣었다.

그 드라머틱하고 감격적인 퍼트로 오메라는 지난 88년 샌디 라일(영국)이후
처음으로 마지막홀 버디로 우승하는 인물이 됐다.

그것은 80년부터의 15회도전만에 이룬 "최다횟수 도전자의 승리"이기도
했다.

그의 이겨야만 하는 이유는 "져야하는 실수를 하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또 그의 "버디-버디 피니시"는 20대프로들에게 "가장 효율적인 우승
방법론"을 보란듯이 레슨한 셈이 됐다.

< 오거스타 내셔널GC=김흥구 전문기자 >

[[ 최종순위 ]]

(순위, 선수, 성적(1~4R))

1. 마크 오메라 : -9 279(74-70-68-67)

2. 프레드 커플스 : -8 280(69-70-71-70)
데이비드 듀발 : -8 280(71-68-74-67)

4. 짐 퓨릭 : -7 281(76-70-67-68)

5. 폴 에이징거 : -6 282(71-72-69-70)

6. 데이비드 톰스 : -5 283(75-72-72-64)
잭 니클로스 : -5 283(73-72-70-68)

8. 저스틴 레너드 : -3 285(74-73-69-69)
다렌 클라크(아일랜드) : -3 285(76-73-67-69)
타이거 우즈 : -3 285(71-72-72-70)
콜린 몽고메리(영) : -3 285(71-75-69-70)

12. 퍼울릭 요한손(스웨덴) : -2 286(74-75-67-70)
호세 M 올라사발(스페인) : -2 286(70-73-71-72)
제이 하스 : -2 286(72-71-71-72)
필 미켈슨 : -2 286(74-69-69-74)

13. 이안 우즈넘(영) : -1 287(74-71-72-70)
마크 캘커베키아 : -1 287(74-74-69-70)
스코트 매카런 : -1 287(73-71-72-71)
어니 엘스(남아공) : -1 287(75-70-70-72)
스코트 호크 : -1 287(70-71-73-73)

14. 윌리 우드 : 이븐 288(74-74-70-70)
매트 쿠처(아마) : 이븐 288(72-76-68-72)
33. 존 데일리 : +6 294(77-71-71-75)

* 국명없으면 미국 선수임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