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이 국내은행의 지급보증기피로 해외에서 상업차관을
들여오거나 공사를 따내는데 차질을 빚고 있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올들어 해외금융기관과 외화를 차입키로 합의하고도
보증을 받지못해 파이낸싱을 포기하는 업체가 잇따르고 있다.

이는 은행들이 지급보증을 설 경우 보증액의 1백%가 자기자본비율(BIS)에
반영돼 BIS비율이 그만큼 낮아지는데 따른 현상이다.

아남산업은 최근 미국계 투자은행으로부터 5천만달러규모의 외화를 3년간
차입할 계획이었으나 국내은행들이 지급보증을 꺼려 해외자금조달계획을
연기했다.

최근 해외차입을 적극 추진해온 종합상사들도 금융기관들의 보증을 얻지
못해 해외파이낸싱을 재개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외국계금융기관들은 국민은행 등 일부은행의 보증만을 요구해
기업들이 보증기관을 찾기가 더욱 어려운 형편이다.

최근 영국 런던 퍼페이팅 컴퍼니로부터 1억1천만달러를 차입한 한솔제지도
국내보증기관을 찾지 못해 당초 계획보다 차입이 두달가량 늦춰졌다.

이밖에 수출 및 건설업체들은 해외프로젝트입찰에 참여하기 위해 은행에
입찰보증을 요청하지만 번번히 거절당해 사업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K상사는 최근 프랑스 정부로부터 1억5천만달러어치 원자재수입과 관련한
입찰초청을 받고 거래은행에 보증을 요청했다가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D건설 S건설 등도 해외건설사업을 수주하기 위해선 은행보증이 뒤따라야
하는데 국내은행의 보증기피로 해외사업이 크게 위축되고 있다.

종합상사 관계자는 "해외비즈니스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국제입찰보증이
정상화될 수 있는 조치가 나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이익원 기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