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에 쓰여진 낱말을 몸짓으로 설명해 맞추고, 4명이 함께 소리를 지르면
무슨 단어인지 맞춘다.

흔히 소풍이나 M.T 가서 즐기는 게임들이 스튜디오에서 펼쳐진다.

22일로 7백회를 맞는 KBS "가족오락관"(수요일 오후8시45분).

84년 4월3일 첫방영이후 16년을 끌어온 최장수 퀴즈오락프로그램이다.

비슷한 형식의 프로그램들이 생겼다가 사라지곤 했지만 허참씨의 노련한
진행과 주부팬들의 성원에 힘입어 시간대를 옮기면서도 꾸준한 사랑을
받아왔다.

요즘도 9시 뉴스시간과 맞물리지만 15%정도의 시청률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이 프로그램을 거쳐간 여자MC는 정소녀, 오유경, 김자영씨 등 13명.

현재는 KBS아나운서인 손미나씨가 맡고 있다.

이밖에 연출, 조연출로 인연을 맺었던 PD만도 50명 가까이 된다.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고 다양한 게임들이 시도됐지만 16년간 변하지
않은 것이 몇가지 있다.

MC인 허참씨와 간판코너인 스피드퀴즈, 정답과 오답에 실로폰을 울려주는
김인영씨다.

주부방청객이 양팀으로 나눠 게임에 동참하는 형식도 달라지지 않았다.

주부방청객은 단체로 신청받는데 늘 1년정도 예약이 밀려 있을 정도로
참가열기가 뜨겁다.

이 프로그램의 작가였던 오경석씨는 "남녀노소 할것없이 온가족이 둘러앉아
즐길수 있는 프로그램이란 점이 장수의 비결같다"고 말했다.

오래된 프로그램인만큼 에피소드도 많다.

사구동성 퀴즈에서 한 출연자가 "왁자지껄"의 맨 앞글자를 잘못 맞추는
바람에 담당PD가 사유서를 쓴 것은 유명한 일화다.

또 방청석에 앉아았던 주부가 너무 열심히 응원하다가 뒤로 넘어져 NG가
난 적도 있다.

이 프로그램의 산증인이라고 할수 있는 허참씨는 "건강만 허락된다면
앞으로 1천회, 그 이상까지 계속 진행하고 싶다"고 말했다.

22일 방영될 7백회 특집은 추억의 옛코너 등 80분동안 다채로운 내용으로
꾸며진다.

< 박성완 기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