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예술"이 복간된지 10년째를 맞았다.

이호철, 박성룡 선생같은 대선배들의 업적을 이어받아 문학에 대한 화두를
풀려는 모임이 "문학예술동인회"이다.

이 모임은 "문학예술"을 통해 등단한 문인 70여명이 회원이다.

회장은 수필가인 유형준 동인이 맡고 있다.

20대부터 60대까지의 연령층에 다양한 직업을 가진 회원들은 각자가 시,
수필, 소설, 평론 등을 창작하고 있다.

동인 모두가 매년 두차례 전국 유명 사적지로 문학기행을 떠나며, 연1회
동인집을 내고 있다.

필자가 회장을 맡고 있는 시분과는 회원 22명이 매월 마지막 토요일에
모임을 갖는다.

시분과는 지난 93년 국내 최초로 시와 사진의 만남인 "시사전"을 열어
호평을 받았으며, 자신의 시에 어울리는 영상을 잡기 위해 가끔식 출사도
한다.

벚꽃 만발하는 4월이면 잠실고층아파트 이영숙 동인의 집 앞에서 술한잔
기울이며 각혈하듯 문학을 토론하며 소리지르던 일, 동인들이 사는 진도,
여수, 부산, 화양계곡, 나배도 등을 오가며 지역 예술인들과 하룻밤을
보내면서 예술적 공감대를 갖던 추억, 화가이자 수필가인 고혜련(고건 전
국무총리 여동생)동인의 화실과 전시회장에 들러 시와 그림의 포커스를
맞춰 보려는 실험적 시도를 했던 일 등이 주마등처럼 스친다.

오는 5월2일 "조병화문학상"을 받게 되는 천병태 동인은 전남 진도에서
초등교사로 재직하며 어촌의 풍경을 그림처럼 그려내고 있으며, 환갑이 넘은
박찬 동문 역시 온양서 농사를 지으며 농촌 고발시를 쓰고 있다.

묘사시의 천부적 재능을 보이고 있는 윤병옥 동인은 얼마전 함동선
(중앙대교수)시인의 며느리가 돼 신부수업을 하고 있다.

오로지 문학 하나를 매개로 모인 문학예술동인회는 카페로, 풍경좋은
야외로, 먹을 것 많은 동인 집 등으로 원정다니며 서로의 작품을 평가하고
평가받는다.

독설과 욕설이 오가고 언성을 높이기도 하지만 다음날 아침이면 전화를
하지 않고는 못배기는 순수함이 있기에 만남은 계속될 것이며 시 쓰기는
영원할 것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