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출연연구기관 통폐합작업이 각 부처 반발에 부딪혀 출발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14일 기획예산위원회에 따르면 각 부처에 이날까지 산하연구기관 통폐합
정리방안을 제출토록 했으나 계획서를 보낸 곳은 3개 부처에 불과했다.

특히 재정경제부와 산업자원부 교육부같이 연구기관을 여러개 갖고 있어
통폐합의 주대상인 부처들은 자료제출을 하지 않았다.

산업자원부의 경우 산업연구원과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정책연구대상이
달라 통합할 수 없다고 의견을 정리, 기획예산위에 통보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학기술부도 연구기관간 기능별 통폐합이 비효율적이라고 입장을 정리했다.

이날 기획예산위에 자체 경영혁신계획을 통보한 곳은 통일원과 국방부
법무부 등 3개부처.

통일원과 법무부는 산하에 연구기관이 각각 민족통일연구원과
한국형사정책연구원 1곳밖에 없어 통폐합 방침과는 무관한 부처다.

국방부도 정리해야 하는 인문사회계열 연구기관은 한국국방연구원 1곳밖에
없는 부서다.

기획예산위의 연구기관정리방침이 외면당하고 있는 것이다.

기획예산위는 정부개혁의 첫 출발점으로 지난 3일 "정부출연연구기관
경영혁신 추진지침"을 각 부처에 보내 이날까지 정부출연 연구기관 58개소에
대한 경영혁신방안을 제출토록 요구했었다.

이 지침은 인문사회계열연구소는 1부처 1개소로 통합하고 과학기술분야는
기능별로 중복역할을 정리토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기획예산위 관계자는 "각 부처들이 이기주의적 자세를 보이면서 계획서를
내지 않고 있다"며 "부처들이 방안을 내지 않으면 기획예산위가 자체적으로
준비한 통폐합방안을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 김준현 기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