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격언중에 "밀집모자는 겨울에 장만하라"는 말이 있다.

거래가 별로 없고 시세가 쌀 때 부동산을 사는게 가장 좋다는 뜻이다.

IMF한파로 상가 보증금과 권리금이 폭락한 요즘에도 잘 살펴보면 알짜배기
점포를 싸게 잡을 수 있는 기회가 종종 있다.

지난해말 금융회사에서 명예퇴직한 천모씨는 살던 집을 적당한때 처분하고
핵심상권의 점포를 싸게 구입, 부동산 재테크에 성공한 케이스.

부동산 매매시점을 적절히 포착하여 투자수익을 극대화한 것이다.

천씨는 IMF체제가 시작된 지난해 12월 갖고 있던 서울 강서구 화곡동
3층짜리 다가구주택을 부동산업소에 팔려고 내놨다.

직장을 그만두면서 받은 퇴직금과 집을 팔아 마련한 자금으로 사업을 해볼
생각에서였다.

당초 집을 시세대로 내놓았던 천씨는 보러오는 사람이 없자 재빨리 생각을
바꿨다.

부동산값이 빠르게 하락하고 있을때 집을 갖고 있어봐야 손해라는
판단에서였다.

고민끝에 그는 전문가의 조언을 받아들여 당시론 파격적인 금액인 시세의
70%선(2억9천만원~전세보증금 9천만원제외)에 집을 처분했다.

천씨가 이렇게 해서 마련한 자금은 퇴직금 8천만원을 합쳐 2억8천만원.

이 돈으로 그는 우선 고양시 능곡 경남아파트 33평형을 7천만원에 전세를
얻고 나머지는 모두 금융상품에 투자했다.

무슨 사업을 어떻게 해야할지 판단이 안섰기 때문이다.

한 두달 쉬면서 업종선택에 고심하던 그는 시장상황을 알아볼겸 컨설팅
업체를 방문했다.

이곳에서 천씨는 IMF여파로 핵심상권인 이대 성신여대상권 상가들조차
권리금과 보증금이 폭락하고 있다는 정보를 얻고 직접 시장조사에 나섰다.

3개월동안 치밀한 시장조사끝에 천씨는 이대입구에서 자신에게 적합한
가게를 발견하고 전문가와 상의후 계약을 체결했다.

의류점인 10평짜리 점포를 월세없이 보증금 7천만원, 권리금 3천만원에
인수한 것이다.

보증금 1억원, 권리금 7천만원에 매달 1백만원이상 월세를 주어야 했던
지난해에 비하면 절반수준인 셈.

천씨는 의류점을 인수한후 2천5백만원을 들여 내부 인테리어를 재단장,
현재 종업원없이 부부가 직접 가게를 운영해 매달 4백만원의 수입을 얻고
있다.

천씨는 IMF를 극복할 2~3년후엔 월수입과 점포값이 지금보다 2배이상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대형 기자>

<>도움말 : 한국부동산컨설팅 393-8888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