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PC업계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소프트 웨어를 "뜨는 해"라면 하드웨어는 "지는 해"다.

소프트웨어 업체들은 그야말로 잘나간다.

야후등 인터넷 업체를 비롯한 소프트웨어 관련 주식은 최고의 블루칩으로
떠올랐다.

반면 인텔이나 컴팩등 하드웨어 업체들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실과 바늘의 관계인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가 음지와 양지로 갈리고 있는
것이다.

컴퓨터 주기억장치 메이커인 인텔이 15일 발표한 올 1.4분기 순익은
13억달러.

작년 이맘때의 20억달러보다 36%나 줄었다.

인텔의 이익이 줄어든 것은 10년만이다.

주당 순이익도 1달러10센트에서 72센트로 떨어졌다.

6만5천명 종업원중 3천명을 감원키로 한 것도 실적부진의 결과다.

컴팩 IBM 등 PC메이커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컴팩의 1.4분기 매출은 48억달러.

작년 같은 기간보다 34% 내려앉았다.

델이나 IBM등도 사정은 고만고만하다.

게다가 가격인하 경쟁까지 붙어있는 중이다.

제살깎아먹기 싸움의 결과는 이익의 감소로 이어질 게 분명하다.

하드웨어업체가 고전하는 것은 아이러니컬하게도 소프트웨어의 성장
때문이다.

2-3년전엔 새로 출시되는 PC가 시장을 리드했다.

이제는 다르다.

소프트웨어가 시장을 움직인다.

요즘 나오는 소프트웨어는 최첨단 PC가 아니어도 잘 돌아간다.

그러니 소비자들이 비싼 돈들여 PC를 교체할 필요가 없다.

하드웨어 업체들로서는 죽을 맛일 수 밖에 없다.

반면 소프트웨어업체들은 그야말로 파죽지세다.

야후의 주가는 4월들어 1백20달러선을 돌파했다.

작년 4월의 평균 주가는 20달러선이었다.

지난 96년말에는 11달러였다.

1년5개월만에 1천% 이상 폭등했다는 얘기다.

인터넷 서점으로 유명한 아마존도 올들어 40%이상 주가가 폭등했다.

익사이트등 다른 인터넷업체들 역시 마찬가지다.

놀라운 사실은 인터넷업체 대부분이 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

가장 이익을 많이 냈다는 야후의 주당 이익도 8센트에 불과하다.

야후가 이정도면 다른 업체는 말할 것도 없다.

대부분 손익분기점 밑에서 허덕이고 있다.

이익이 적은데도 주가가 폭등한다는 것은 회사의 가까운 미래가 밝다는
것을 뜻한다.

"주식은 현재가치가 아니라 미래가치"라는 원론이 그대로 적용되고 있는
셈이다.

무한히 확대되고 있는 인터넷의 사업영역이 관련 업체의 미래가치를
보증하고 있다.

인터넷은 지구촌을 엮어 가는 인프라로 확실히 자리매김되고 있다.

시간이 흐를 수록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명암은 더욱 극명하게 갈릴
게 분명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 조주현 기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