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골퍼몇명과 "IMF와 골프"에 대해 토론을 했다.

그때 한 골퍼가 다음과 같은 논리를 폈다.

-IMF는 자본주의를 의미한다.

자본주의는 경쟁이다.

이제까지 한국사회는 2등이나 3등을 해도 묻어 살수 있었다.

그러나 IMF시대에는 경쟁이 모든것을 말한다.

경쟁에서 이기는 자만이 살아남고 지면 도태된다.

더욱이 그 경쟁조차 세계를 상대로 해야 한다.

이제 능력이나 노력없이 더불어 살수 있는 헛점은 더 이상 이땅에 존재하지
않는다.

-자본주의와 가장 배치되는 단어가 위화감과 과소비이다.

위화감이란 단어속에는 2등이나 1등이나 같이 살자는 뜻이 숨어져 있다.

그러나 경쟁이 본질인 IMF시대는 2등의 논리를 허용하지 않는다.

한국에서만 존재했던 위화감이란 단어는 IMF를 거치면서 사라질 공산이
크다.

과소비란 단어도 의미가 없어진다.

살아남지 못하는 자는 과소비를 할래야 할수가 없다.

그것은 현싯점에서도 우리 모두 느끼고 있다.

반면 쓸 능력이 있는 사람은 실제 소비를 해야 그나마 경제가 유지된다.

-위와같은 흐름은 상당한 문화적 충격으로 다가 올 것이다.

그러나 그런 흐름은 우리보다 잘 사는 모든 나라의 논리로 이미 자리 잡아
왔다.

아이러니컬하게도 골프는 위와같은 논리에 의해 약간의 희망을 가질수 있다.

골프가 위화감이란 단어를 대표해 왔다면 그 단어가 퇴색될때 골프도
본연의 자리를 구축할수 있을 것이다.

보는 관점에 따라 달라질수 있는 얘기지만 골프계입장에선 반가울수도 있는
해석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