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채권단은 기아 처리의 합리적인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다시 외국의 유
력 컨설팅업체에 용역을 맡기기로 했다.

유종열 기아자동차 및 아시아자동차 법정관리인은 16일 여의도 기아 사옥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15일 법정관리인으로 선임된 직후 김영태 산업은행
총재와 만나 이같이 합의했다"고 밝혔다.

유관리인은 "용역결과 합리적인 해결방안이 나오면 기아의 임직원 및 노조
와 충분한 대화를 갖고 소신껏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용역결과가 기아의 자력회생이나 제3자인수와 같은 기본 방향까지도
결정하게 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대답하지 않았다.

기아는 이미 진념 기획예산위원장이 회장으로 있을 때 맥킨지에 용역을 줘
기아가 60만대 생산체제에도 손익분기점을 넘길 수 있는 정상화 방안을 마련
했었다.

그는 "정부가 기아를 제3자에 매각키로 방침을 정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기아는 국가경제에도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원점부터
종합적인 검토작업을 거쳐 정리계획을 작성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유관리인은 이날 오전 11시 40분께 기아 임원들의 영접을 받으며 사옥에 도
착해 출근하려 했으나 현관을 가로 막고 시위를 벌이던 노조가 사옥 진입을
가로막아 출근을 포기하고 되돌아갔다.

그는 "내가 법정관리인으로 선임된데 노조가 큰 오해를 하고 있는 것 같다"
며 "노조위원장과 직접 만나 인내를 갖고 대화를 시도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인내에 한계가 올 경우 법적조치도 강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14일 전면파업에 들어간 기아자동차 노조는 이날도 소하리공장 및 아
산만공장의 가동을 전면중단했으며 오후 2시에 종묘광장에서 전체 노조원이
참석한 가운데 단독법정관리인 선임에 대한 항의집회를 가졌다.

기아자동차 임원들도 이에 앞서 긴급모임을 갖고 박제혁사장에게 전원 사표
를 제출했다.

김정호 기자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