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와 일본간 전자제품 수출규모의 격차가 다시 벌어졌다.

특히 고부가전자제품의 비중이 낮아 수출구조도 일본에 비해 여전히 취약한
것으로 분석됐다.

16일 한국전자산업진흥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전자제품 수출은
3백85억달러에 그친데 비해 일본은 무려 1천45억달러를 기록, 격차가
96년의 5백74억달러에서 6백60억달러로 벌어졌다.

한일간 전자제품의 수출금액 격차가 벌어진 것은 전자산업진흥회가
실적을 집계하기 시작한 지난 94년이후 지난해가 처음이다.

한일간에 전자제품의 수출격차가 다시 벌어진 것은 일본은 수출품이
다양한 반면 국내회사들은 반도체에 지나치게 의존하기 때문이다.

일본의 전자제품은 부품 36% 산업용기기 28%, 반도체 24% 가정용기기
10%등으로 비교적 골고루 분포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국내 업체들은 반도체 45% 산업용기기 25% 전자부품 20% 가정용기기
10%로 반도체에 대한 의존도가 일본의 2배에 달하고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전자제품 수출을 부문별로 보면 부품과 산업용기기의
경우 각각 8.3%, 15% 늘었다.

그런데도 전자제품 전체 수출액은 전년과 비슷했다.

절반가량 차지하는 반도체 수출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일본도 반도체 수출은 7.1%감소했다.

하지만 비중이 높은 다른 부문의 수출이 호조를 보여 전체수출은 1.1%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업체들은 특히 고부가가치 제품의 수출에서 일본에 크게 뒤졌다.

예컨데 비디오카메라는 일본이 모두 37억달러를 수출했으나 국내
업체들은 전혀 수출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비디오프로젝터 정지화상카메라 비디오모니터등도 일본업체들은
5억-8억달러정도씩을 수출했으나 국내에서는 수출실적이 없었다.

계측기기도 국내업체들은 일본업체(26억달러)에비해 크게 뒤진 9천만달러를
수출했다.

이밖에 방송및 무선통신기 노트북PC 프린터 초소형고주파부품 차세대전지
광자기디스크 ASIC등에서도 수출액이 크게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업체들은 그러나 메모리반도체 칼라TV 휴대폰에서는 일본업체를
앞서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칼라TV는 일본(9억3천만달러)보다 많은 14억달러를 수출했다.

또 휴대폰과 메모리반도체도 국내업체들은 각각 8억5천만달러와
97억6천만달러를 수출, 각각 2억4천만달러 65억달러를 수출한 일본을
앞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전자산업진흥회 관계자는 "지난해 수출 3백85억달러는 13년전인
지난 84년의 일본수출액(3백90억달러)수준"이라며 부품과 산업용기기등
고부가제품개발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 박주병 기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