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종열 기아자동차 및 아시아자동차 법정관리인은 17일 기아자동차가
신주를 발행하면 대주주인 미국 포드에 우선적으로 배정하겠다고 말했
다.

또 산업은행이 신주의 상당량을 인수하도록 유도하고 외국 펀드에도
신주 매입에 참여하도록 적극 유치에 나서겠다고 덧붙였다.

류 관리인은 이날 오전 전경련회관 3층 제2회의실에서 기아 아시아
등 기아 계열사 사장단 및 주요 임원들과 상견례를 갖고 이같이 밝혔
다.

그는 "국내에 기아를 인수해서 정부가 정한 부채비율 2백%를 맞출
수 있는 회사는 없다"며 "그래도 기아를 인수하겠다는 회사가 있다면
신주를 인수할 수 있는 상한선을 정해 놓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강조했다.

류 관리인의 이같은 발언은 그동안 흘러나오던 정부의 기아자동차
제3자 매각 방침과는 전혀 다른 것이어서 주목된다.

그는 "제3자에 인수시킨다는 것은 기아 자체를 팔겠다는게 아니라
기아가 감자후 발행하는 신주를 3자에 매각한다는 얘기"라며 "따라서
신주를 한 회사에 일괄매각하는 것이 아니라 나눠 매각하겠다"고 말
했다.

그는 포드에 신주를 우선 배정하겠지만 "배정량은 포드가 경영권을
가질 수 있을 정도까지는 아니며 그 미만에서 갖고 싶다는대로 넘겨
준다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물론 채권단과 합의를 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이같은 방안을
정리계획에 포함시킬 예정"이라며 "나는 기아를 매각키 위해 온 관리
인이 아니라는 것을 명심해 달라"고 강조했다.

류 관리인은 이날 상견례 직후 기아 여의도 사옥으로 다시 출근을
시도했으나 노조의 반발로 무산됐다.

그러나 증권거래소 신관 12층에 위치한 기아경제연구소에 임시사무실을
마련,오후부터 기아자동차 임원들과 회의를 갖는등 법정관리 업무를 본
격적으로 시작했다.

김정호 기자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