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를 사이에 두고 한반도와 중국대륙을 향해 있는 큐슈지방의 관문
후쿠오카.

도쿄에서 비행기로 2시간 떨어진 일본열도 남단 끝이다.

대표적인 공업지대인 이곳이 활발한 시가지개발사업을 통해 하루 하루
달라지고 있다.

바다를 메워 신도시를 건설하고 낙후지역인 시모카와바타지구 시가지재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후쿠오카 공항에서 20분거리에 있는 하까다구 쓰미요시지구.

서일본최대의 환락가 "나카스"로 잘 알려진 이곳이 상업지역인 텐진과
교통거점 하카다역을 잇는 새로운 도심축으로 탈바꿈했다.

호텔 오피스빌딩 오페라극장 영화관 오락장 등이 모여있는 복합단지
"커낼시티(canal city)"때문이다.

이곳엔 주말이나 휴일이면 가족단위 나들이인파가 몰려 발디딜 틈이 없다.

지난 96년 개장후 1여년만에 모두 1천6백만명이 넘는 국내외관광객들이
이곳을 다녀갔다.

커낼시티는 지난 60년대 하카다역이 이전하고 인근 텐진지역에 상업시설
개발이 집중되면서 술집과 목욕탕들만 남은 "그렇고 그런곳"이었다.

77년 커낼시티의 시행자이자 현운영회사인 후쿠오카지쇼가 원래 가네보
방직공장 터였던 1만1천평의 땅을 사들이면서 재개발의 막이 올랐다.

본격적인 개발에 착수한 것은 93년.

모두 1천4백50억엔을 투자, 96년 4월에 독특한 개념의 복합단지로
거듭났다.

이곳의 별칭은 엔터테이너 시티.

1만1천여평의 부지에 연중무휴 즐길 것이 있고 숙식과 오락, 문화,
쇼핑까지 해결 할 수 있는 ''도시속의 도시''라는 의미에서다.

후쿠오카시가 ''물의 도시''임을 감안 우선 자연친화를 강조했다.

후쿠오카중심부를 가로지르는 나카강이 부지앞을 지나는 이점을 활용,
건물 중앙에 인공운하를 만들고 건물전체를 5개구역으로 나눠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주제로 건물을 설계했다.

첨단인텔리전트기능으로 편안함만을 강조한 다른 복합단지와 달리 햇빛
바람 구름비 등 4계절 자연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개방형 건물로 지었다.

6개건물을 연결하는 통로겸 전문상가들이 입점해 있는 3층에는 외벽이
없다.

중앙무대에서 펼쳐지는 공연을 통로에서 즐길 수 있고 기상변화에 따른
바깥날씨를 그대로 느낄 수 있도록 개방감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오페라극장 지하 야외식당에서는 날씨가 따뜻한 날 오후에 별모양의
분수대를 감상하면서 식사를 즐기려는 내방객들로 가득찬다.

폭 10여m의 운하중앙에 마련된 반구형의 야외무대(선플라자)에서는
매시간마다 마술과 노래공연 등 다양한 문화공연이 열려 주위에 사람들이
빼곡히 채워진다.

인근 마에바루시에서 주말을 이용이 이곳을 찾은 회사원 하까다(35세)씨는
"썬플라자 광장을 내려다볼 수 있게 각층의 통로를 오페라극장의 객석처럼
꾸며놓아 야외무대에서 벌어지는 각종 공연을 쇼핑과 함께 즐길 수 있는게
상당히 인상적"이다고 말했다.

비지니스와 쇼핑외에 즐길 수 있는 시설이나 프로그램을 대거 도입해
분위기를 새롭게 한 것도 특징이다.

단지내 영화빌딩(AMC)과 세가오락테마파크는 만남의 장소로 늘 사람들이
붐빈다.

영화관빌딩은 13개 극장이 7개층을 모두 차지하고 있다.

입구에서 에스컬레이트를 타고 올라가면서 상영중인 영화가운데 보고싶은
영화를 골라 내리면 바로 영화관입구다.

세가(SEGA)가 직영하는 1천5백평규모의 조이폴리스는 특히 청소년들에게
인기다.

커낼시티 홍보팀장인 마루오카씨는 "최근 이곳을 찾는 내방객들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해보니 응답자의 95%가 다시 이곳을 찾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며 "이곳을 단순한 복합단지개념를 넘어선 후쿠오카시의 관광코스로 키워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커낼시티프로젝트는 사업구상에만 16년이 소요됐다.

유일한 외국업체인 대우건설과 일본 시미즈건설, 제니다카건설 등 12개
건설업체들이 시공에 참여했다.

또 단지 설계는 84년 LA올림픽과 미샌디애고 홀톤플라자설계를 비롯
대규모 복합단지설계를 전문으로 하는 JPI가 맡았다.

낙후된 지역을 오락 문화 쇼핑 숙박기능이 한곳에서 제공되는 복합단지로
재개발, 새로운 도시문화를 창조한 커낼시티프로젝트는 상세구역이나
도시설계지구지정을 통해 도심개발이 이뤄지고 있는 서울시내 도심재개발에도
참고할만하다.

<후쿠오카=김동민 기자>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