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체질을 정확히 감별하는 것은 아직도 풀지 못한 숙제다.

한의학계는 감별의 정확성과 객관성을 높이기 위해 갖가지 방법을 고안해
내고 있다.

체질감별에 가장 흔히 쓰이고 기본이 되는 방법은 망진 문진 문진 절진 등
사진이다.

망진은 환자의 정신 체형 안색, 문진은 환자의 체취 말소리 호흡소리를
주의깊게 관찰한다.

문진은 환자의 병태 치료상황 생활습관 음식기호도, 절진은 맥과 신체
각부위 등을 파악하는 것으로 한의사는 사진을 통해 종합적으로 체질을
분석해 낸다.

한의사 개인의 주관과 육감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오판가능성이 높다.

최근 가장 많이 쓰는 방법이 QSCC II 설문조사다.

생활습관 행동양식 사회심리적응방식 음식기호 외모 체형 등을 묻는다.

짧은 시간에 판단하고 의사의 주관적 판단을 배제할 수 있지만 환자의
주관이 개입하기 쉽다.

아직까지는 설문의 중요도에 따른 가중치가 적용되지 않아 보완연구가
계속되고 있다.

체질감별의 정확도는 70%선에 이르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경락의 생체활성기능을 측정하는 메리디안검사기법은 최근 가장 주목받는
감별법이다.

사상체질에 맞는 대표적인 한약재 8가지를 손에 쥐고 12경락에 전류를
흐르게 한 후 경락의 저항값을 측정한다.

예컨대 소양인은 숙지황이 맞고 인삼이 부적합한 체질이다.

소양인이 숙지황을 손에 쥐면 경락의 저항값이 정상범위 이내지만 인삼을
손에 쥐면 저항값이 정상범위 이상으로 올라간다.

저항값이 정상범위를 밑돌면 인체기능이 저하된 것이고 초과하면 지나치게
기능이 항진된 것이다.

검사결과가 수치로 나오므로 객관적이고 재현성이 높다.

그러나 측정단자가 놓이는 위치와 각도, 검사자의 기술차에 따라 감별이
다르게 나올수 있는게 단점이다.

이외에 보조적으로 약물체질감별 침술체질감별 O링테스트 적외선체열측정
척도법 사주감별법 등의 검사법이 활용된다.

약물체질감별은 환자가 체질에 맞는 약물을 복용하고 2~3일 지나 신체기능
의 향상 또는 저하여부를 측정, 짐작했던 체질이 정확한지 확인하는 방법
이다.

침술체질감별은 태극침법이나 사암침법으로 침을 놓아 장부기능이 개선
됐는지를 봐 체질을 확인하는 방법.

그러나 태극침법은 음양오행에, 사암침법은 8체질론에 이론의 기초를 두고
있어 사상체질과는 궤를 달리하고 있다는 것이 한계이다.

O링테스트는 매우 단순하고 짧은 시간에 마칠수 있다.

엄지와 검지를 둥그렇게 맞닿게 한후 체질에 맞는 음식이나 약을 손에 쥐면
경락에너지가 활성화돼 손가락힘이 강해진다는 이론에 근거하고 있다.

반대로 체질을 거스른 음식과 약은 손가락힘을 약화시킨다.

손가락근육은 여러차례 검사해도 피로가 적어 O링테스트에 주로 사용된다.

그러나 손가락을 벌릴때 동일한 힘을 주기 어렵고 검사받는 사람의 기분과
바라보는 방위에 따라서 다른 결과가 나온다.

에너지가 나오는 원색 옷, 금속부착물이 검사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적외선체열측정은 상초 중초 하초에 흐르는 체열의 분포를 영상화해서
체질을 감별한다.

피검자가 느끼는 주관적인 열감과 기계가 측정하는 객관적인 체열에 상당한
차가 있어 객관성에는 문제가 있다.

이런 다양한 감별법으로 90%까지 체질을 분별해 낼수 있다.

그러나 아직도 해결할 난점이 많다.

어떤 대체의학연구가는 한 사람의 체질을 소양 몇%, 소음 몇%가 혼합된
체질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또 성정을 바꾸면 체질이 바뀐다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이는 사상체질의 근본에 위배된다.

사상체질은 사람마다 타고난 성정과 장기의 허실차이가 있다는 것을 전제로
이뤄진 의학이기 때문이다.

사상의학은 체질의 차별성을 인정함으로써 질병의 예방과 치료에 경제적
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시각에서 이해해야 한다.

< 정종호 기자 >

< 도움말 : 고병희 경희대 한의대교수(958-9231)
김석 나라한의원 원장(3452-0600)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