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로 나눠 주면서도 돈을 번다"

얼핏 허황된 말처럼 들리기도 하지만 실제로 그런 사람이 있다.

주인공은 무가지 "인서울 매거진"을 만드는 인서울 매거진사의 김백년(35)
사장.

잡지를 무료로 나눠주는 대신 광고주로부터 광고비를 받는다.

94년 8월에 창간된 인서울 매거진은 현재 월 5만부가 발행돼 서울시내에
배포되고 있다.

1년 매출은 8억원선.

창간이후 매년 2배정도 늘고 있는 추세다.

IMF시대를 맞아 무가지를 찾는 사람이 많아져 요즘 오히려 장사가 잘된다고
김 사장은 귀띔한다.

1백20쪽 안팎의 타블로이드 판으로 매월초 발행되는 인서울 매거진은
18세에서 30대초반까지의 독자를 겨냥한 문화 잡지.

영화나 연극 음악 등 각종 공연소식과 패션 여행 레스토랑 운세 등
젊은이들의 구미에 맞는 주제로 채워가고 있다.

인서울 매거진 발간이후 이른바 "스트리트 매거진"이 쏟아져 나왔으나
현재까지 남아 있는 무가지는 몇종 안된다.

김 사장은 미국 뉴저지공대 유학시절 뉴욕에서 발행되는 "빌리지 보이스"를
보고 아이디어를 얻었다.

그는 인서울 매거진을 빌리지 보이스처럼 "괜찮은 문화잡지"로 키우고
배포지역도 전국 주요도시로 넓힌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미국에서 건축업을 하기도 했던 김사장은 아이디어를 사업화할수 있는
여건이 제대로 조성돼 있지 않은 것을 한국이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는다.

그는 "기업이나 개인에 대한 정확한 신용평가를 바탕으로 영업하는 능력을
갖추지 못한 은행이 그 주범"이라며 "전당포와 다를게 없다"고 혹평한다.

문화산업을 육성하려면 신용평가에 의해 장래성이 있는 기업에 은행이
자율적으로 돈을 빌려주는 제도가 정착돼야 한다는게 그의 주장이다.

김 사장은 요즘 또다른 문화사업을 벌이고 있다.

그 대상은 전시사업.

김 사장이 대주주인 (주)파나코사와 제일기획이 공동으로 벌이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전이 그 첫사업이다.

오는 7월엔 세계공룡전도 열 계획이다.

< 강현철 기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