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를 시세의 절반값에 구할 수는 없을까"

최근 아파트가격이 많이 떨어졌지만 시세의 절반정도에 아파트를 구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전혀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경매시장을 꼼꼼히 챙겨 보는 것이다.

환금성이 비교적 높은 아파트는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평균낙찰가)이
지난해말 84.4%를 나타냈으나 최근 경기침체로 73%까지 떨어졌다.

경매시장에서 아파트가 가장 인기가 높은 점을 감안하면 이정도는
폭락수준으로 볼 수 있다.

이같은 폭락세속에 시세의 절반 정도에 불과한 아파트도 심심치 않게
등장하기 시작했다.

<>사례

오는 27일 서울 동부지원 3계에서 입찰에 부쳐질 천호 코오롱아파트206호
(12.2평형)의 감정평가액은 9천만원이지만 최저 경매가는 3천6백80만원에
불과하다.

임차인이 없고 등기부상 권리관계에서 경락자가 인수해야 할 권리가
없음에도 경매가가 이처럼 낮은 것은 95년부터 체납된 관리비 때문.

그러나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법원경매로 새로 소유권을 취득한 자는
전소유자의 미납된 관리비를 승계하지 않아도 된다고 나왔다.

전기 전화 수도요금등은 경락자가 한전등 관계기관과 새로 계약을 체결하면
된다.

다음달 11일 입찰예정인 강서구 등촌동의 신원아파트 101동 1102호
(33평형)도 감정평가액이 1억9천5백만원이지만 최저경매가는 9천9백만원이다.

<>유의사항

뭐니뭐니해도 권리분석이 가장 중요하다.

경락자는 세입자유무 전입일자 확정일자여부 점유현황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특히 대항력을 갖춘 세입자가 거주하고 있는 물건은 낙찰자가 전세금전액을
안고사야 하는 만큼 각별한 주의를 요한다.

일산 분당등 신도시 아파트 경매물건중에는 대지권등기가 안돼 있는
물건도 종종 있으므로 확인해 둘 필요가 있다.

말썽의 소지를 없애기 위해선 관리비 연체여부도 체크 포인트.

경매로 아파트를 살 때는 일반 아파트와 달리 입찰보증금(경매가의 10%)을
내고 한달 이내에 나머지를 일시불로 내야 하므로 체계적인 자금계획을
세우는 것도 필수적이다.

< 김재창 기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