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주(주) 시애틀시에서 자동차로 약 1시간 거리에 있는
페드럴웨이시 5번 국도변.

주차광장에 위치한 "홈 데포 (Home Depot)"의 4천3백여평 매장이
3천여명의 인파로 북적거리고 있다.

낡은 대문이나 계단을 직접 개.보수하기 위해 필요한 재료를 구입하러
나온 사람들이다.

이곳은 집주인이 집을 직접 관리하고 개.보수할 수 있는 재료를 완비한
백화점이다.

취급 아이템만 약 4만5천여종.

이곳 사람들은 집의 구석구석을 직접 개.보수한다.

"Do It Yourself".

계단 창문 변기통등을 교체 수리하는 것은 문제도 아니다.

심지어 상.하수도 배관에서부터 전문적인 전선 교체에 이르기까지 직접
집을 수리한다.

대문을 교체하려면 철물점에서 형광등을 사오듯, 규격에 맞는 제품을 사와
끼워 맞추면 그만이다.

케이블안에서 절단된 전선을 찾아내거나 손이 닿을 수 없는 위치의 배관을
바꾸는 까다로운 작업도 어렵지 않게 처리한다.

이곳 사람들의 DIY는 모든 주택관련 용품이 표준화됐기 때문에 가능하다.

4만5천여종의 각종 재료가 모두 표준화된 제품들이다.

표준화 제품은 아예 집을 지을 때부터 사용된다.

"하루 매출규모 50만달러중 70%는 일반인들 매출이며 30%는 디벨로퍼가
물건을 사가지요"(크레이그 케이자 영업부장)

일반인들의 주택 개.보수기술은 교육덕택이다.

고등학교 3학년과정에 "주택관리 (Carpentary) "가 정규 과목으로
채택되어 있다.

실습으로 이뤄지는 이 과목을 통해 학생들은 주택 개.보수및 관리 방법을
배우며 가정의 중요성과 가장의 역할도 함께 익히게 된다.

또 사회분위기도 주택관련 DIY를 당연한 것으로 인식케한다.

이들도 집을 살 때 투자성을 충분히 감안하는 것은 우리와 같다.

그러나 이는 부차적인 것이다.

집은 가족 상호간 유대감을 높이고, 직장 학교에서 돌아와 휴식을 취하는
주거공간이라는 인식이 최우선하는데서 주택관리 중요성이 강조되는 것이다.

특히 이들은 집의 개.보수및 관리를 아버지가 자식에게 가르쳐야할
중요한 일중 하나로 인식하고 있다.

우리와 달리 목조주택이 주거문화로 확고히 자리잡고 있는 것도
주택DIY에 큰 힘이다.

인건비가 비싸 집을 개.보수해줄 인력을 불러쓸 수없는 것도 현실적인
문제다.

< 시애틀(미국)=방형국 기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