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이면 가족들의 열띤 응원속에 맑은 공기를 호흡하며 던지고 치고
달리며 1주일동안 쌓인 스트레스를 말끔히 털어내는 모임이 있다.

"기업은행 아마야구부"의 야구마니아 30여명이 바로 그들.

한때 실업야구계의 맹주로 명성을 떨쳤던 기업은행 야구팀이 지난 77년
아쉬움속에 해체된 이후 선수출신 직원들과 야구를 아끼는 직원들이 뜻을
모아 84년 아마추어 야구부로 거듭났다.

창단 초기에는 야구선수 출신 직원들의 활약에 힘입어 국내 직장아마추어
야구계를 평정했지만, 그들이 업무에 전념하게 되고, 인사이동에 따라
지방으로 전출가거나 퇴직하면서 오늘날엔 그저 야구가 좋아 모이는 순수
동호회로 변신했다.

그러나 과거의 명문 전통을 이어받아 잘하면 우승, 못해도 3위 아래로는
떨어지지 않았다는 자부심으로 뭉친 부원들의 야구 열의는 대단히 뜨겁다.

우리 야구부는 지난 87년 아마추어 야구대회중 가장 활발히 열리는
"우수직장 초청 야구대회 금융단리그"제9회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그후 지금까지 3위밖으로 떨어져 본 적이 없다.

하지만 부원들은 승리 그 자체보다는 평소 좋아하는 야구를 가족들의 열띤
호응속에 생활스포츠로 즐길 수 있다는 걸 더 뿌듯해 하고 있다.

매년 3월 시작해 11월까지 열리는 금융단리그는 휴일에 열린다.

대회뿐만 아니라 연습도 휴일에 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가족들의 전폭적인 호응과 지지가 없었다면 좋은 성적에도 불구하고
마음 한구석은 늘 찜찜했을 것이다.

가족들도 처음에는 휴일을 운동장에서 보내는 따분함으로 불평하기도
했지만 함께 어울려 박수치고 소리치는 가운데 야구에 친숙해졌고, 선수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있다.

또 남편, 아빠의 멋진 플레이와 파이팅에 박수를 보내면서 이제는 그들도
열렬한 야구마니아로 변해 지금은 경기가 있는 날이면 어김없이 경기장을
찾는다.

91년부터 총무를 맡아 온 점포지원부 김재홍 대리를 비롯한 우리 부원들의
야구사랑, 가족과 임직원들의 성원이 우리 야구부의 원천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