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문화의 단계적 개방이 기정사실화됨에 따라 그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까가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문화관광부는 가요의 경우 대중들에게 영향이 적은 공연부문부터 개방을
시작해 음반 방송순으로, 영상매체는 영화 비디오등의 순서로 각각
개방한다는 원칙을 세워놓고 있다.

그러나 일본문화가 우리에게 이미 상당히 익숙해져 있어 그 파장은
생각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는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일본문화에 대한 개방이 공식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지금도 국내에서
위성방송이나 인터넷 각종서적등을 통해 별 제한받지 않고 일본문화에
접할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일본에 대한 거부감이 상대적으로 적은 젊은층에겐 일본문화개방이
선언적 의미정도라는 의견까지 있다.

현재 가장 타격을 많이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는 음반및 영화.

그렇지만 영화 음반업계도 일본문화개방을 이미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국내 판권확보를 위해 일본기업들과 물밑접촉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음반의 경우 아직 일본의 엔카나 옛가요등을 기억하고 있는 60대이상의
노년층과 20~30대층에게 일본노래들이 어느정도 인기를 끌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실제로 지난해 해체한 일본 록그룹 "x재팬"의 음반은 비공식적으로
한국에서만 20만장이 넘게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따라 전체적으로 음반시장의 10~15%가 일본에 잠식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음반기획사인 라이브클럽은 일본 기획사와 손잡고 5월부터 강산에 리아의
오사카콘서트를 여는 등 한국가수의 일본공연을 추진하고 있기도 하다.

영화의 경우는 극장용 애니메이션이 국내시장을 상당부분 잠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애니메이션 창작력이나 생산기반이 취약한 반면 일본
애니메이션은 세계적으로 높은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반극장영화는 당장 수입되더라도 큰 타격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일본에서는 연간 장편 극영화가 2백~3백편씩 제작되고 있으나
세계시장에서 잘 팔리는 상품은 거의 없다.

일부 기업들은 이미 일본영화업계와 접촉하고 있는 상태다.

대우시네마가 일본 영화배급사와 영화상호배급을 추진중이며
디지털미디어도 일본 다이에이사와 영화판권구매 협력을 시도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대원동화는 일본 극장용만화영화 판권을 일부 확보해 놓은 것으로
전해진다.

유지나 동국대 영화과교수는 "일본의 영화자본과 합작해서 세계시장에
진출하지는 못할 망정 개방 자체를 막는 것은 현실감이 없다"면서 "다만
일본문화가 한꺼번에 수입되면서 일어날지 모르는 부작용은 막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오춘호 기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