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 한파요, 그런 것 모릅니다.

시중가격보다 비싸게 내놓아도 오히려 모자를 지경입니다."

전남 함평군 함평읍 대덕리 함평지체장인협회 보호작업장.

대지 1천8백4평방m, 건평 3백30평방m의 공장에서 장애등급 2,3급의 중증
장애인 6명과 비장애인 2명이 면직조기 23대와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생산품목은 면장갑.

경영주는 송성용(51) 지체장인협회 함평지회장.

지난 78년 군산임해공단에서 감전사고로 전신화상과 함께 오른쪽 다리
전체가 절단된 2급 장애인이다.

일반공장에서 1백켤레당 1만4천원에 팔지만 이곳 제품은 1만6천원에
납품한다.

그 비결은 우수한 품질.

"면직조기를 갖고와 수십차례 분해와 조립을 거듭했습니다.

전국의 면장갑 공장마다 찾아가 장점과 단점도 연구했지요.

이같은 준비후 지난 93년 2월부터 면장갑 제조에 들어갔습니다"

송회장은 처음 2개월동안에는 시험생산만 했다.

일반제품 수준을 능가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장애인종업원에게 "정상인에 뒤질게 없다" "할 수 있다"는 정신교육을
실시했다.

하루 생산된 6천켤레를 바닥에 쏟아붓고 불량품을 일일이 조사하기도 했다.

3개월째 접어들면서 다른 회사 장갑보다 착용감이 뛰어나고 좀처럼
늘어나지 않는 제품을 대량생산하는데 성공했다.

일단 판매가 시작된뒤 마케팅은 필요없었다.

제품이 우수하다는 소문이 입에서 입으로 전해진 때문이다.

장애인의 성공적인 자립사례로 인정받아 지난 97년 8월 정부로부터
2억1천8백만원을 지원받기도 했다.

지난해 생산량은 2백만켤레.

매출액 1억1천1백만원에 수익금은 6천6백만원.

1백켤레당 3천원의 이익이 남는다.

송회장은 이 수익을 <>장애인복지관 운영 <>장애인위안잔치 <>교도소
위로방문 <>노인농가에서의 장애인 일손돕기 <>함평군내 장애인 8백명 주2회
무료 목욕 등에 쓴다.

양계장과 장의업 운영으로 번 2천9백만원도 여기에 들어간다.

이곳에서 일하는 장애인의 연봉은 3백만원에서 5백40만원으로 비교적 높은
편이다.

"장애인의 폐쇄적이고 왜곡된 사고를 치유하는 심리재활훈련이 시급합니다.

정부가 장애인의 날(20일)을 맞아 유공자에게 상을 주는 것도 좋지만
장애인의 정신교육 및 체력단련을 위한 시설을 마련해주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그래야 장애인이 생의 보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송회장은 그렇게 해야 장애인들이 삶의 보람을 느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승욱 기자>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