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광역시의회와 인천상공회의소가 동아건설 인천매립지의 개발을 정부에
공식 건의하는 등 인천매립지의 용도변경을 강력히 요구하고 나섰다.

인천광역시의회는 17일 정부 국회 등에 제출한 ''동아매립지 용도변경
건의문''에서 "5백만평에 이르는 인천매립지는 농업용수부족과 토양염도가
높아 현실적으로 영농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시의회는 따라서 "인천국제공항과 경인운하건설 등으로 지정학적 중요성이
높아진 만큼 국토의 효율적 이용측면에서 용도변경을 통한 개발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시의회는 또 "인천매립지의 방치로 인천서구지역의 개발이 낙후되고 각종
혐오시설로 주민들이 고통받고 있으며 지역발전의 불균형을 초래하여 주민
들의 불만이 고조되어 있다"며 "개발이익을 전액 환수하여 시민복지증진과
도시개발에 재투자한다면 특혜시비를 없앨 수 있고 무려 34만명의 고용창출도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앞서 인천상공회의소도 지난 14일 "인천은 국제공항 항만 첨단정보
관광휴양단지조성 등을 통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국제도시로 탈바꿈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인천매립지의 용도변경이 필수적"이라고 정부에
건의했다.

또 "인천매립지는 인천국제공항에 인접한 지역으로 동서로 서울과 인천을,
남북으로 강화 검단지역과 인천을 잇는 중심축인 만큼 물류단지와 관광위락
단지개발을 통해 외화유치는 물론 국내 경제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
이라고 강조했다.

인천시측도 건설교통부가 지난 16일 김대중대통령에 대한 업무보고에서
영종도 인천국제공항주변을 "국제자유도시"로 개발한다고 확정한 만큼
영종도 건너편에 있는 매립지가 어떤 형태로든 개발이 불가피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인천시 한 관계자는 "인천매립지의 용도변경은 지난 대선때 국민회의의
선거공약이었다"며 "영종도쪽에 2천만평규모의 대규모 신도시가 세워질 경우
인천매립지도 자연스럽게 이와 연관된 용도로 개발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제는 농민단체 등의 반발.

농민단체 등은 "인천매립지를 관광용지 등으로 전용하면 수도권의 환경이
악화되고 농지불법전용을 합법화해주는 계기가 되며 동아건설측에 막대한
개발이익이 돌아가게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대해 동아건설측은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이 매립지가 당초 농지목적으로 조성되었지만 91년 준공이후 농업용수공급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농사를 지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현실적인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또 개발이익의 50%를 개발부담금으로 납부하게돼있는 관계법령의 규정에
관계없이 이 매립지로 인한 개발이익 전액을 국가와 인천시에 이미 환원키로
해 특혜의혹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국제자유도시개발안을 내놓은 건교부도 "토지의 효율적 이용을 위해 인천
매립지를 농지로 사용하기보다는 상업관광지역으로 개발하는게 좋다"는
의견을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다.

사우디의 알 왈리드왕자, 미국의 팝가수 마이클 잭슨 등 외국 투자자들이
이미 40억달러를 투자, 관광단지로 개발하겠다는 의향을 표시한 만큼 외자
유치를 위해서도 서둘러 용도변경을 해야 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특히 극심한 자금난을 겪고 있는 건설업계가 이같은 대규모 개발사업에
참여할 수 있다면 실업문제해소는 물론 경기부양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정무 건설교통부장관도 "인천매립지가 굳이 농지로 개발하기 어렵다면
모두에게 이익을 주는 방향으로 일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인천매립지는 당초 국토확장 및 식량자급이라는 정부정책에 따라 공유
수면을 매립하여 조성된 농지로 총 매립면적 1천1백30만평중 6백30만평은
88년 수도권쓰레기매립장으로 정부에 양도되고 나머지 약 5백만평은 91년
2월 매립준공된 이래 현재까지 약 7년간 나대지 상태로 방치되고 있다.

<인천=김희영.백광엽 기자>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