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종열 기아자동차 및 아시아자동차 관리인은 20일 기아가 국내기업에
매각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또 포드 등 해외제휴선의 자본 유치에 적극 나서겠다고 덧붙였다.

류 관리인의 이같은 발언은 "제3자 매각"으로 가닥을 잡아가던 정부 및
채권단의 입장과는 다른 것이어서 주목된다.

< 본지 18일자 1면 참조 >

기아자동차의 최대주주인 미국의 포드자동차는 이와 관련, 기아가 감자후
신주를 발행할 때 신주인수에 적극 나서 20~30%의 지분을 확보하겠다는
의사를 통보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류 관리인은 이날 기아자동차에 첫출근해 소하리공장에서 회장 취임식을
가진뒤 기자회견을 통해 "관리인으로서 기아가 국내 3자에 매각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노조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류 회장은 "제3자매각이 정설처럼 나돌고있으나 정부나 채권단은 어떤
형태의 결론도 내린적이 없는 것으로 알고있다"고 덧붙였다.

류 관리인은 또 "대기업들의 경우 정부의 방침대로 부채비율 2백%를
맞추어야 하기 때문에 기아인수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류 관리인은 "정리계획안은 채권단 80%의 찬성을 얻어야 하지만 관리인
으로서 이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며 "외자유치를 위해 해외협력선을 열심히
찾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포드와 관련해서는 "자신들의 연결재무제표에 기아라는 이름이 들어가는
것을 원치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해 경영권이 포드로 넘어가지는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기아 관계자는 "포드가 원하는 지분은 20~30% 선이며 경영권에는 관심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고 전했다.

포드 관계자들은 오는 23일 방한해 류 관리인과 상견례를 갖고 이같은
입장을 전달할 예정이다.

류 관리인은 관리인 선임 닷새만인 이날 기아자동차 여의도 사옥에 첫
출근해 임원회의를 주재하는 등 정상업무에 들어갔으며 노조도 21일부터
파업을 풀고 부분조업에 들어가기로 했다.

< 김정호 기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