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코리아데스크들이 보는 한국/한국경제] 금융개혁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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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달라졌다고요?
전혀 아닙니다"
월가에 있는 외국은행 코리아데스크들의 진단이다.
이것저것 "개혁"한다는 발표가 줄을 잇고 있지만 실제로 달라진 것은 아직
아무것도 없다고 잘라 말한다.
가장 중요한 금융개혁도 가시화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기업들은 고사직전에서 허덕이고 있는데 이젠 노사문제까지 생겨 불안을
증폭시키고 있다고 우려한다.
외평채를 성공적으로 발행했지만 "자축"할 만한 일은 못된다는게 이들의
충고다.
신규자금 공급이 왜 재개되지 않느냐고 볼멘 소리를 하지만 "연말까지는
기다려야 한다"는 답변이 많았다.
요컨대 월가의 코리아데스크들의 한국경제와 한국의 자본시장에 대한
전망은 <>개혁과제를 실제 행동에 옮기느냐는 점 <>그리고 노사안정이 될
것이냐는 두가지에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본인들의 요청으로 이름을 밝히지 않는다.
< 뉴욕=이학영 특파원 >
-----------------------------------------------------------------------
<> 미국계 C은행 =한국 정부가 여러가지 개혁을 약속했지만 실천되고 있는
것은 아직 하나도 없다.
실제로 외환관리법을 어떻게 바꿀 계획인지 구체적인 실천 프로그램을
입수하려고 알아봤지만 확인할수 없었다.
외국인 부동산 취득도 자유화하겠다고 했으나 장벽은 여전하다.
한 외국인 업체가 땅을 취득하려고 산업자원부에 알아봤더니 재정경제부로
넘겼고 재경부에서는 건교부에 문의하라고 했다며 푸념하는 소리를 들었다.
상황이 이러니 외국계 산업 자본이 한국에 들어가기를 꺼릴 수밖에 없다.
투기성 핫머니만이 들락거릴 수밖에 없게 돼 있다.
원화 환율이 달러당 1천7백원대, 주가지수 300대, 금리 20%대일때 대거
들어갔던 외국계 핫머니가 요즘 환율 1천3백원대, 주가 400대, 금리 18%대로
안정되자 뭉텅이로 빠져나올 기미를 보이고 있다.
얼마전에 환율과 주가가 출렁거렸던 것도 그 때문이다.
이런 과정에서 한국의 국부만 유출될 뿐이다.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으려면 정부가 개혁 과제를 실천해야 하는데
한국은 여전히 구호에 그치고 있다.
<> 미국계 S은행 =요즘 한국의 몇몇 기업들이 "한국 사정이 좋아졌는데
언제쯤 신규 자금 대출을 재개할 것이냐"고 문의하고 있다.
답답한 소리다.
한국의 신문들을 봐도 현실과 동떨어진 얘기를 늘어놓고 있다.
큰폭의 무역흑자를 거두고 있다지만 내용이 안좋다.
내수가 얼어붙는 바람에 수입이 크게 뒷걸음친데다 수출 역시 금정도를
빼고는 늘어난게 없다.
앞으로도 수출 전망은 결코 밝지 않다.
그동안 한국의 수출업계는 내수 시장의 뒷받침을 받아 왔다.
수출에서 손해를 보더라도 내수로 만회할수 있었으나 앞으로는 불가능할
것이다.
기업들이 과연 이익을 낼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시중은행이 해외자금을 빌릴때 연 12~13%를 주고 있는데 기업들은 이보다
높은 금리를 물고 있다.
이런 금리조건으로 버틸 수 있다고 보는가.
금융비용이라도 해결하려면 1백원어치를 팔아 13~14원 이상의 이익을
남겨야 할텐데 한국의 수출품 중에 그런 상품이 얼마나 되는지는 의문이다.
<> 미국계 B은행 =금융기관 단기 외채의 만기를 연장받고 외평채를
성공적으로 발행한 것등은 높이 평가받을 만하다.
우리 은행 고위층으로부터 "역시 한국은 인도네시아와는 다르다"는 말을
듣고 있다.
그러나 악재도 많다.
그중에서도 노조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파업이 빈발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이런 여러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대출 재개 시점을 저울질하고 있다.
단언할수 있는 것은 한국의 상황이 안정되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하며
아무리 빨라도 올해는 넘겨야 할것이라는 점이다.
<> 일본계 은행 =도쿄 본부의 지시를 받아 움직이고 있는데 "아직 한국은
달라진게 없다"는 말을 듣고 있다.
특히 한국 기업들의 캐시플로가 개선되지 않고 있다.
한국의 신문들이 보도하는 것과 실제 상황에는 괴리가 있는 것 같다.
<> 영국계 은행 =외평채를 성공적으로 발행해 한국의 신인도가 향상된 것
같다.
금융기관들의 외채도 최악의 고비는 넘긴 것으로 본다.
문제는 기업 쪽이다.
엄청난 국내외 부채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신규 자금을 공급하기는 어렵다.
한국은 두가지 점에서 특히 비관적이다.
하나는 기업들이 구조조정을 하려해도 부동산 경기가 얼어붙어 자산을
처분할수 없다는게 문제다.
다른 하나는 은행들이 수출 신용장(LC) 개설을 기피해 한국 수출업계가
고사 직전에 있다는 점이다.
우리 은행의 경우 두달전부터 한국계 은행들의 신용장을 받아주고 있으며
유전스 LC에 대해서는 할인도 해주고 있다.
그런데도 정작 한국계 은행들은 자국 기업의 신용장을 개설해 주지 않고
있다.
지난 몇달동안은 한국 기업들이 재고품으로 수출할수 있었지만 이제부터는
제대로 된 수출을 할 수밖에 없다.
한국이 위기를 벗어날수 있는 길은 수출을 늘리는 것뿐인데 상황은 좋지
않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21일자 ).
전혀 아닙니다"
월가에 있는 외국은행 코리아데스크들의 진단이다.
이것저것 "개혁"한다는 발표가 줄을 잇고 있지만 실제로 달라진 것은 아직
아무것도 없다고 잘라 말한다.
가장 중요한 금융개혁도 가시화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기업들은 고사직전에서 허덕이고 있는데 이젠 노사문제까지 생겨 불안을
증폭시키고 있다고 우려한다.
외평채를 성공적으로 발행했지만 "자축"할 만한 일은 못된다는게 이들의
충고다.
신규자금 공급이 왜 재개되지 않느냐고 볼멘 소리를 하지만 "연말까지는
기다려야 한다"는 답변이 많았다.
요컨대 월가의 코리아데스크들의 한국경제와 한국의 자본시장에 대한
전망은 <>개혁과제를 실제 행동에 옮기느냐는 점 <>그리고 노사안정이 될
것이냐는 두가지에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본인들의 요청으로 이름을 밝히지 않는다.
< 뉴욕=이학영 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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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계 C은행 =한국 정부가 여러가지 개혁을 약속했지만 실천되고 있는
것은 아직 하나도 없다.
실제로 외환관리법을 어떻게 바꿀 계획인지 구체적인 실천 프로그램을
입수하려고 알아봤지만 확인할수 없었다.
외국인 부동산 취득도 자유화하겠다고 했으나 장벽은 여전하다.
한 외국인 업체가 땅을 취득하려고 산업자원부에 알아봤더니 재정경제부로
넘겼고 재경부에서는 건교부에 문의하라고 했다며 푸념하는 소리를 들었다.
상황이 이러니 외국계 산업 자본이 한국에 들어가기를 꺼릴 수밖에 없다.
투기성 핫머니만이 들락거릴 수밖에 없게 돼 있다.
원화 환율이 달러당 1천7백원대, 주가지수 300대, 금리 20%대일때 대거
들어갔던 외국계 핫머니가 요즘 환율 1천3백원대, 주가 400대, 금리 18%대로
안정되자 뭉텅이로 빠져나올 기미를 보이고 있다.
얼마전에 환율과 주가가 출렁거렸던 것도 그 때문이다.
이런 과정에서 한국의 국부만 유출될 뿐이다.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으려면 정부가 개혁 과제를 실천해야 하는데
한국은 여전히 구호에 그치고 있다.
<> 미국계 S은행 =요즘 한국의 몇몇 기업들이 "한국 사정이 좋아졌는데
언제쯤 신규 자금 대출을 재개할 것이냐"고 문의하고 있다.
답답한 소리다.
한국의 신문들을 봐도 현실과 동떨어진 얘기를 늘어놓고 있다.
큰폭의 무역흑자를 거두고 있다지만 내용이 안좋다.
내수가 얼어붙는 바람에 수입이 크게 뒷걸음친데다 수출 역시 금정도를
빼고는 늘어난게 없다.
앞으로도 수출 전망은 결코 밝지 않다.
그동안 한국의 수출업계는 내수 시장의 뒷받침을 받아 왔다.
수출에서 손해를 보더라도 내수로 만회할수 있었으나 앞으로는 불가능할
것이다.
기업들이 과연 이익을 낼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시중은행이 해외자금을 빌릴때 연 12~13%를 주고 있는데 기업들은 이보다
높은 금리를 물고 있다.
이런 금리조건으로 버틸 수 있다고 보는가.
금융비용이라도 해결하려면 1백원어치를 팔아 13~14원 이상의 이익을
남겨야 할텐데 한국의 수출품 중에 그런 상품이 얼마나 되는지는 의문이다.
<> 미국계 B은행 =금융기관 단기 외채의 만기를 연장받고 외평채를
성공적으로 발행한 것등은 높이 평가받을 만하다.
우리 은행 고위층으로부터 "역시 한국은 인도네시아와는 다르다"는 말을
듣고 있다.
그러나 악재도 많다.
그중에서도 노조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파업이 빈발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이런 여러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대출 재개 시점을 저울질하고 있다.
단언할수 있는 것은 한국의 상황이 안정되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하며
아무리 빨라도 올해는 넘겨야 할것이라는 점이다.
<> 일본계 은행 =도쿄 본부의 지시를 받아 움직이고 있는데 "아직 한국은
달라진게 없다"는 말을 듣고 있다.
특히 한국 기업들의 캐시플로가 개선되지 않고 있다.
한국의 신문들이 보도하는 것과 실제 상황에는 괴리가 있는 것 같다.
<> 영국계 은행 =외평채를 성공적으로 발행해 한국의 신인도가 향상된 것
같다.
금융기관들의 외채도 최악의 고비는 넘긴 것으로 본다.
문제는 기업 쪽이다.
엄청난 국내외 부채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신규 자금을 공급하기는 어렵다.
한국은 두가지 점에서 특히 비관적이다.
하나는 기업들이 구조조정을 하려해도 부동산 경기가 얼어붙어 자산을
처분할수 없다는게 문제다.
다른 하나는 은행들이 수출 신용장(LC) 개설을 기피해 한국 수출업계가
고사 직전에 있다는 점이다.
우리 은행의 경우 두달전부터 한국계 은행들의 신용장을 받아주고 있으며
유전스 LC에 대해서는 할인도 해주고 있다.
그런데도 정작 한국계 은행들은 자국 기업의 신용장을 개설해 주지 않고
있다.
지난 몇달동안은 한국 기업들이 재고품으로 수출할수 있었지만 이제부터는
제대로 된 수출을 할 수밖에 없다.
한국이 위기를 벗어날수 있는 길은 수출을 늘리는 것뿐인데 상황은 좋지
않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