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31회를 맞는 과학의날이 제정된 것은 지난 68년 4월21일.

우리나라 정부기관중에서 과학기술을 전담하는 과학기술처가 67년4월21일
발족된 것을 기념, 이듬해부터 행사가 개최됐다.

그러나 실제 과학의날 유래는 일제시대인 193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때는 기념일도 다른 날이었다.

민족지도자들은 과학기술이 발전해야만 민족의 힘을 길러 독립을 이룰수
있다고 믿었다.

이에따라 국민에게 과학의 중요성을 일깨우기 위해 그해 4월19일을
과학데이로 삼아 행사를 가졌다.

그때는 왜 4월19일을 과학의 날로 정했을까.

당시 찰스 다윈의 진화론은 동양에서도 광범위하게 퍼져 웬만한 사람이면
그의 이름을 알 정도였다.

4월19일은 바로 세계 최고의 과학자로 여겨지던 다윈이 세상을 떠난 날이다.

민족지도자들은 다윈의 50주기를 기념해 그날을 과학데이로 정했다.

그러나 과학데이는 오래가지 못했다.

일제는 우리나라에서 과학데이를 핑계로 민족운동을 한다며 주도자인
김용관을 투옥하고 행사를 금지시켰다.

그때부터 우리나라 과학진흥운동도 기나긴 암흑기로 접어들었다.

결국 민족운동의 일환으로 출발한 과학의날은 독립 23년이 지나서야 부활된
셈이다.

< 정한영 기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