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이 보이는 것일까.

국제통화기금(IMF)관리체제이후 급락세를 지속해오던 서울 수도권지역의
아파트시세가 30~40평형대를 중심으로 내림세가 완만해지고 있다.

또 아직 급매물 위주이긴 하지만 거래가 성사되며 일부 지역에서는
급매물이 회수되는 양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2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IMF이후 상대적으로 낙폭이 컸었던 서울지역
대형 아파트값 하락폭이 다소 둔화되고 있다.

이는 각종 규제완화 외국인투자자유화 등 정부의 부동산경기 부양대책이
미미하나마 시장에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 송파구 올림픽선수촌아파트의 경우 이달초만해도 부동산업소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었던 40평형 급매물이 자취를 감추었다.

일부 물건은 2억6천만원선에 거래가 이뤄졌으며 다른 물건들은 매도인이
시장동향을 관망하겠다며 회수했기 때문이다.

강남구 개포동일대에 밀집해 있는 아파트 값도 급락세가 주춤해지는
양상이다.

올들어 매달 2천만~3천만원씩 떨어지는 것이 보통이었으나 최근들어선
이같은 낙폭이 5백만~1천만원대로 줄어들었다.

"이달들어 시장이 회복기미를 보이는 것 같다.

4월들어 20여일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거래실적이 3월 한달간보다 4건이
많다.

전화문의도 부쩍 늘고 있어 조만간 더많은 거래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송파구 문정동 한양공인중개사무소 김기봉 대표)는게 이 지역의 대체적인
분위기다.

이같은 사정은 노원구 등 강북지역도 마찬가지.

지하철 이용이 편리한 역세권 인근 중대형을 중심으로 거래가 다소
늘어나고 있다.

중계동 건영아파트 32평형 급매물도 시세보다 2천만원 싼 1억5천만원에
최근 매매되는 등 급격한 내림세는 일단 멈춰서며 거래가 다소 활기를
보이고 있다.

분당 일산 등 수도권 신도시지역에서도 집값 내림세가 계속 이어지고
있지만 종전과 달리 30,40평형대 아파트 급매물은 서서히 소화되고 있다.

20평 및 50평형이상 아파트의 하락세가 지속되는 것과 대조를 이루는
것이다.

분당 신도시 효자동 양지공인 유은석 대표는 "이달들어 1억5천만원에 나온
32평형과 2억3천만원의 48평형 급매물 4건을 거래했다.

지난달 거래는 단 한건뿐이었다"고 말했다.

부동산관계자들은 "정부의 각종 대책이 다음달부터 본격 시행에 들어가면
주택경기가 다소 활력을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태철.김재창 기자>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