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대문 동대문 등의 재래시장 상인들이 달러벌이에 발벗고 나섰다.

찾아오는 외국바이어를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다.

해외로 직접 나가 한국상품매장을 개설하거나 보따리무역을 통해 달러를
벌어들이고 있다.

예컨대 지난 19일 중국 잉커우에서 개막된 "한국춘하의류전시회"에는
조선족및 국내 재래시장의 60여개 점포가 참여했다.

이들은 오는 30일 오픈하는 뿌이예청(불야성)백화점 지하에 2천2백여평의
한국상품전문매장을 차려 놓는다.

이 매장에서는 주로 남대문 동대문시장에서 만든 의류가 판매된다.

국내 상인들의 전시회 참여를 알선한 국진월드투어 정국희 사장은
"참가자의 60~70%는 조선족이며 나머지는 우리 상인들"이라고 말했다.

그는 "6월중 열리는 "한.중경제무역교류진흥전"과 8월중 열리는 "한국추동
의류전시회"에는 이들 상인이 더 많이 참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남대문시장 영타운상가도 최근 중국 단둥 쇼핑센터내 2천여평을 임대했다.

오는 7월중 오픈, 우리 재래시장에서 취급하는 의류를 팔기 위해서다.

역시 남대문시장내 장띠모아상가도 선양과 베이징에 숙녀복 직판장을
열려고 현지 상인들과 협상중이다.

패션시티상가도 다롄 상하이 하얼빈에 의류직판점 또는 대리점을 개설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여행사 주도로 이뤄지는 "보따리무역"도 부쩍 늘어났다.

코인항공여행사의 경우 올들어 10여차례 보따리상인들을 모집, 중국
톈진과 칭따오에 보냈다.

지난 15일 톈진으로 떠난 배에는 이 여행사가 모집한 보따리상인만도
70여명이나 됐다.

이들 상인중 한사람인 윤복연(38.여)씨는 여성팬티 2만장(8백여만원 상당)
을 톈진 도매상인에게 넘기고 돌아왔다.

윤씨의 이번 중국행은 4번째였다.

첫방문때는 주문량이 팬티스타킹 1천장에 불과했다.

여행업계는 인천항을 통해 다롄 톈진 칭따오 등으로 실려나가는
"보따리상품"이 월평균 컨테이너 3백개분(6백억~9백억원)에 달한다고
들려줬다.

중국을 대상으로한 보따리무역은 몽골로도 확대되고 있다.

일례로 모아여행사는 주한몽골대사관후원으로 5월5일부터 7월1일까지 매주
몽골시장조사단을 파견키로 하고 참가할 상인및 중소기업들을 모집중이다.

동대문시장내 숙녀복상가 팀204와 혜양엘리시움상가의 달러벌이는 더
적극적이다.

팀204는 최근 대만 바이어 80여명을 초청, 수출상담까지 벌였다.

혜양엘리시움도 수출전문인력을 모집하고 있다.

본격적으로 일본 대만 등 해외시장 개척에 나서기 위해서다.

재래시장 상인들이 달러벌이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은 최근의 환율상승에
따라 대외경쟁력이 향상됐기 때문.

혜양엘리시움상인회의 배윤식 사무장은 "혜양의 경우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80%에 달한다"면서 "IMF불황에 시달리는 재래시장들이
가격경쟁력이 높아졌을때 1달러라도 더 벌기위해 중국등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고 말했다.

< 김광현 기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