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은 회계처리 방식을 바꿔 장부상 흑자규모를 늘리려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국제통화기금(IMF) 한파이후엔 더욱 그렇다.

그러나 12월말결산법인 가운데 LG정보통신 선도전기 국보 미래와사람 등
4개사는 회계처리방식을 변경해 오히려 당기순이익을 적게 계상해 증권가의
주목을 끌고 있다.

LG정보통신은 연구개발비를 5년분할 상각에서 즉시 상각으로 변경했다.

프로젝트별로 사업성이 희박한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비를 작년에 모두
비용처리했다는 것이다.

이 결과 종전의 회계방식대로라면 8백62억원이 되는 당기순이익이
6백62억원으로 줄었다.

올해 "IMT-2000"이라는 첨단이동전화 프로젝트에 들어가 연구개발비
투자가 급증추세를 보일 전망이기 때문에 사전 정지 작업으로 "정리"를
했다는 것이 회사측의 배경 설명이다.

선도전기는 지난 96회계연도부터 연구개발비를 전액 비용으로 처리하는
회계방식을 도입했다.

정기주총에서 승인된 지난해의 당기순이익은 22억원이었다.

기존방식 대로라면 37억원의 순이익이 나와야 한다.

연구개발비 회계처리방식 변경으로 당기순이익이 15억원정도 줄어든
꼴이다.

이에대해 선도전기 관계자는 회사경영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연구개발비를 5년동안 분할 상각하지 않고 당해연도에 털기로 했다고 밝혔다.

국보는 감가상각 내용연수를 단축해 당기순이익이 줄었다.

부산시 수영만의 컨테이너 야적장 설비에 대한 상각기간을 기존의
10년에서 2년으로 단축해 4억원정도의 순이익이 감소했다.

이에따라 국보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억5천만원으로 전년도 이익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국보측은 부산시가 컨테이너 야적장을 비워달라고 요청해 야적장 설비에
대한 상각이 시급해졌다고 말했다.

올 사업연도에도 마지막으로 4억원정도의 상각이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
했다.

미래와사람은 7천만원정도로 기록돼 있는 이연자산을 완전히 상각해
버렸다.

미래와사람 관계자는 신주발행비 7천만원은 기업입장에서 보면 액수도
얼마되지 않으면서 괜히 이연자산 항목만 차지하고 있어 정리했다고 밝혔다.

<양홍모 기자>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