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시장의 투자격언중엔 "주가와 개구리 뛰는 방향은 알 수 없다"는
얘기가 있다.

주가움직임을 예견하는 것은 그만큼 어렵다는 뜻이다.

이런 어려움을 좀더 슬기롭게 헤쳐보자는 뜻에서 그동안 우리는 "마음가짐"
에 대한 투자원칙을 살펴봤다.

비슷한 얘기를 계속하면 재미가 없는만큼 이제 잠시 방향을 돌려 돈과
관련된 것을 찾아보자.

돈과 관련된 투자원칙중에선 "반드시 여유자금으로 투자를 하라"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

여유자금이 아니라면 아쉬운 생각이 들더라도 미련을 가지거나 투자를
해서는 안된다는 말이다.

여유자금이 아닐 경우 "꼭 돈을 벌어야 한다"거나 "단시일내에 결판을
내겠다"는 생각이 앞서게 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처럼 초조해질 경우 성공투자는 멀어질 수밖에 없다.

남으로부터 빌린 돈은 주식투자에 가장 곤란한 자금중의 하나이다.

빌린 돈으로 주식을 사면 "손해를 보면 큰 일"이라는 부담감을 피하기가
어렵다.

이런 마음상태로는 판단이 흐려지고 무리수도 두게돼 성공투자와의 거리가
멀어진다.

빌린 돈에 대한 이자부담과 주식투자의 손해가 겹칠 경우 물질적 정신적
으로 엄청난 고통을 겪기도 한다.

만약에 이런 초조함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면 돈을 빌려 투자해도
괜찮겠지만 이처럼 도통한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싶다.

오래지않아 써야될 생활비나 아파트 중도금 혹은 학자금등을 이용해 잠시
투자를 하겠다고 나서는 것도 금물이다.

"주가가 조금만 올라도 은행예금보다는 나을 것"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주식시장은 그처럼 만만한 곳이 아니다.

까딱 잘못하면 고생끝에 마련한 자신의 아파트에 입주하지 못하거나
등록금문제로 아이들을 휴학시키는 비극이 초래될 수도 있다.

회사를 그만두고 받은 퇴직금으로 주식투자에 나서는 것도 결코 권할바가
못되는 일이다.

물론 퇴직금을 제법 많이 받았다면 그중 일부로 주식투자를 할 수는
있겠지만 퇴직금을 전액 주식에 쏟아붓거나 주식투자로 생활비를 벌겠다는
생각은 곤란하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이돈은 잃어버려도 아깝지 않다"는 생각을 할 수 있는
자금이 아니라면 주식투자에 나서지 말라는 얘기다.

조태현 <증권전문기자>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