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자들만 받습니다"

일본에서 60세이상 노령자들만 고용하는 고령회사가 등장하더니 이번에는
실직자에게만 입사원서를 주는 이색회사가 독일에 등장했다.

라인강 하구 겔데른에 있는 전자부품회사인 루벨은 "실업자 생활을
1년이상 해본" 사람들에게만 입사원서를 준다.

직장을 옮기거나 처음 사회에 발을 내딛는 초년병들에게는 아예 기회를
주지 않는다.

오히려 실직생활을 오래하면 오래할 수록 가산점을 붙여 준다.

루벨은 연간 매출액이 3억3천만마르크나 되는 독일에서는 꽤 알아주는
중견업체.

이런 회사가 실직자들만 받는데는 나름대로 계산이 있어서다.

"실직한 사람일수록 새 직장에 대한 애착심이 강하다.

이런 사람을 고용하면 곧바로 기업의 생산성으로 연결된다"(프란츠
호이붐 이사)는 게 그 이유다.

루벨식 전략은 큰 성공을 거뒀다.

유럽 전자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서도 루벨은 지난3년간
관련업체 5개를 인수합병할 정도로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루벨의 성공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노사간의
화합이 큰 요인이 된 것은 확실하다"며 성과를 인정한다.

루벨은 한수 더 떠 다른 기업들에게도 실직자 채용을 권장하고 있다.

< 파리=강혜구특파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