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IBRD)은 최근 한국정부에 금융기관및 기업의
부실현황을 정밀 파악하라고 요구했다.

또 빚을 줄이기 위해 칠레방식으로 부채를 출자로 전환하는 방안을 제시
했다.

22일 관계당국에 따르면 IMF IBRD관계자들은 재경부 금융감독위원회 관계자
를 면담한 자리에서 "한국정부는 부실규모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을뿐
아니라 파악하려는 노력도 하지 않고 있다"며 이같은 입장을 전달했다.

이들은 "기업부채가 1천조원에 이른다고 하는데 도대체 근거가 무엇인지
모르겠다"며 "부채산정기준과 대상 등을 명확히 해달라"고 촉구했다.

IMF IBRD측은 금융권 대출을 출자로 전환하면 기업구조조정을 방해하는
"쇠사슬"인 기업부채와 이에따른 지급보증이 일거에 해소된다며 특단의
조치를 요구했다.

이들은 한국정부가 적절한 대안을 내지 않고 칠레방식을 거부할 경우
지원을 중단할 수 있다고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재경부와 금감위는 <>대출을 출자로 전환할 경우 경영권상실을
우려한 기존오너의 반발이 크고 <>법적으로 강제하는 것은 무리이며
<>전환주식을 소화할 투자주체(연기금 개인투자자 등)의 매수여력도 충분치
않은 상황이라며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다고 밝혔다.

특히 재경부측은 대출전환주식이나 보증전환사채(CB)에 대한 투자유인으로
정부가 일정기간 보호조치를 해줘야 하나 이 경우 재정을 동원하는 방식과
다를게 없다는 입장이다.

금감위 관계자도 "칠레는 우리보다 경제규모가 훨씬 작고 철권통치하에서
강제적 조치가 가능했던 상황"이라고 말했다.

당국은 대출금출자전환과 함께 다른 대안을 적극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허귀식 기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