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보스워스 주한 미국대사는 22일 한국은 앞으로 과거 몇달동안보다
훨씬 가혹한 시련을 겪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보스워스 대사는 이날 대한상공회의소가 주최한 초청강연회에 참석, "미국의
시각에서 본 한국경제의 개혁, 경쟁력 및 외국인 투자에 대한 조망"이라는
제목의 주제강연을 통해 이같이 전망했다.

보스워스 대사는 최근 한국의 경제위기는 진정국면에 접어들어 안정을
되찾은듯 하지만 금융 및 기업구조조정 등 "남은 터널"이 많다며 우리사회에
확산되는 낙관론을 경계했다.

그는 투자와 소비급감에 따른 생산량 감소와 기업도산, 실업률 상승,
인플레이션효과에 의한 실질소득 감소 등으로 한국국민들이 과거보다 훨씬
가혹한 시련을 겪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1.4분기 대규모 무역흑자도 수입감소에 따른 것인 만큼 앞으로 수출여건이
밝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보스워스 대사는 한국이 수출을 늘려여하는 시점에 의도적으로 수입
반대운동을 벌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그는 우리기업이 세계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기 위해선 유연성 개방성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선 기업회계제도의 개혁, 계열사간 상호지급보증 해소, 소액주주
의 권익신장 등의 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래야 외국인의 투자와 합병,전략적 제휴 등이 활성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경제의 효율성을 확보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기업의 신용 등을 평가할
수 있는 강한 은행이 필요하다는 점을 미국은행의 예를 들며 강조했다.

은행구조가 개선돼야 개별기업의 사업전망과 신용도를 제대로 심사할 수
있고 그래야 경제가 제기능을 할 수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보스워스 대사는 외자유치가 활성화되지 않고 있는 것은 한국기업들의
자산가치가 실제보다 높게 형성돼 있는데 따른 것이라고 풀이했다.

특히 한국기업들은 외국인투자가와 경영권을 공유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밖에에 복잡한 규제와 번거로운 법 집행 그리고 경쟁을 제한하는 각종
인허가 제도를 개선하는 등 후속 투자유인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외국인
투자가의 입장을 전했다.

보스워스 대사는 경쟁, 투명성, 개방원칙에 입각해 새로운 경제전략을
수립해야 21세기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보스워스 대사는 한국의 과거 성장사와 잠재력에 비춰 볼때
한국의 미래는 여전히 밝다고 말했다.

< 이익원 기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