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로장생을 염원했던 원나라의 황제 쿠빌라이는 4명의 명의를 두고
중국전래의 보약들을 조제해 복용했다.

"철옹선생경옥고"라는 것도 그 가운데 하나다.

"식경"에 전하는 이약은 신라삼 생지황 백복령 백사밀등을 섞어 완전히
밀폐한뒤 뽕나무 장작으로 사흘 밤낮을 고아서 만들었다.

그리고 매일 공복에 한숟갈씩 술에 타서 먹었다고 한다.

경옥고의 효력을 적어 놓은 것을 보면 완전히 "회춘제"처럼 보인다.

정력을 보전하는 것은 물론이고 골수와 장이 튼튼해 지며 혈액이
가득찬다고 했다.

흰 머리카락이 검게 변하고 다시 날뛰는 말같은 청년이 된다는 대목도
있다.

27세 이전에 경옥고 한제를 먹으면 3백66세까지 45세 이전이면 2백40세,
63세 이전이면 1백20세, 64세 이후에 복용하면 1백세까지 장수할 수 있다고
했다.

또 이 약을 10제만 먹으면 신선이 된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러나 쿠빌이가 불로장생의 꿈을 이루지 못하고 78세에 죽은 것을 보면
"경옥고"의 효력도 믿을 것은 못된다.

조선왕조의 풍류군주로 엽색행각에만 열중했던 연산군도 정력에 좋다는
것은 빼놓지 않고 구해들여 먹었다.

그는 특히 제주도에서 잡은 말고기를 포로만들어 보내게 해서 먹고
여름에는 독사를 잡아다가 비단에 넣어 "뱀침대"를 만들어 놓고 즐겼다.

인간의 성에 대한 욕구를 이러니 저러니 규정짓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또 인간의 문화속에서 그것이 의미하는 바를 정의내리기도 쉽지 않다.

그러나 동.서양이나 고급, 왕후장상이나 일반인을 막론하고 모든 남성들은
그들의 권위나 긍지가 정력과 비례한다고 생각하고 잇는 것은 똑같아 보인다.

미국에서는 최근 남성발기불능 치료제인 "바이어그라"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얻은 이 약은 10달러씩 하는데도
하루평균 4만여개의 처방전이 발급될 정도로 날개돋친듯 팔리고 있다는
소식이다.

발기불능 남성들에게는 새로운 생을 시작할수 잇는 희소식이 될 것이다.

그러나 국내판매가 시작될 경우 호기심에서 멀쩡한 사람들까지 보약먹듯
한다면 부작용이 생기는 것은 아닐지 걱정스럽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