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23일 회사의 경영정상화 방안을 노조와 함께 논의하자고
노사협의회 개최를 노조에 공식 요청했다.

현대는 오는 30일로 예정돼 있는 노사협의회에서 무급휴직 근무시간단축
근무형태변경 복지후생비축소 등의 고용조정 문제를 다룰 예정이다.

그러나 회사측의 노사협의회 개최 요청이 정리해고를 앞둔 법적절차를
밟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어 노조의 대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대는 정몽규 회장 명의로 된 공문을 통해 "경영위기속에서도 고용안정을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펴 왔으나 이같은 노력에도 심각한 경영난이 예상된다"
며 "조합과 위기극복을 위한 대책 논의가 불가피해 오는 30일 노사협의회
개최를 요구한다"고 통보했다.

현대는 "내수 위축으로 올 생산목표 1백50만대를 40% 축소해 90만대로
하향 조정했으나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이 목표도 달성하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노사협의회 요청이유를 설명했다.

현대 관계자는 "정리해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지만 노사가
공약수를 찾기 위해 서로 노력해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노사협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정리해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현대는 노조에 고용조정문제에 대한 노사협의회를 개최하자고 통보한
상황이어서 근로기준법 30조에 따라 앞으로 60일이 지나면 정리해고가
가능해진다.

현대는 이에 앞서 사내전환배치 정년연장중단 계열사전출 사내외파견
희망퇴직 등 다양한 해고회피 노력을 펴왔다.

<김정호 기자>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