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에서 "제2 외환위기"에 대한 우려감이 확산되고 있다.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24일 "한국은 금융기관들의 악성채권이 눈덩이처럼
불어남에 따라 다시 외환위기의 수렁에 빠져들고 있다"고 서울발로 보도했다.

대우경제연구소도 이날 "한국의 외환위기는 끝났는가"란 내부보고서에서
오는 8~9월께 외국자본이 대거 이탈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블룸버그는 주한 외국인 금융전문가들을 인용, "한국이 금융기관과 기업들
의 부실자산을 처리하는 데는 국내총생산(GDP)의 40% 이상이 소요될 것"
이라며 "단기외채 만기연장과 성공적인 외평채발행 등으로 한국경제가 큰
고비를 넘겼다던 한때의 낙관론은 잘못된 것이었음이 드러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외국인 전문가들은 작년 12월이후 월평균 3천3백개 기업들이 부도로
쓰러지면서 금융기관들의 부실채권이 급증한 것과 관련, "국제통화기금(IMF)
이 한국에 지원키로 약속한 6백억달러는 은행들을 구제하는 데도 턱없이
모자란다"며 "한국은 해외에 또다시 손을 벌리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경제연구소는 오는 2.4분기중 국내총생산(GDP)은 마이너스 4.4%로
곤두박질치고 소비자물가상승률은 11.8% 치솟아 실물경기와 체감경기가
극도로 냉각될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에 붕괴위기를 겪고 있는 일본 금융기관들이 9월말 반기결산을 앞두고
대대적인 외화자산 회수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이 시기에 중국 위앤(원)화의 대폭적인 절하와 미국 금리인상이
맞물릴 경우 환율폭등에 따른 외환위기가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 뉴욕=이학영 특파원 / 유병연 기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