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한달동안 14만명이 더 일자리를 잃어 실업자가 1백37만명을 넘어섰다.

지난 1,2월중 하루에 1만명꼴로 늘던 실업자 증가세는 하루 5천명씩으로
둔화됐다.

26일 통계청이 발표한 "3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실업자는
1백37만8천명으로 2월의 1백23만5천명보다 14만3천명이 늘어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

실업률은 6.5%로 지난 86년2월의 6.7%이후 가장 높았다.

그러나 실업자가 1월중 27만6천명, 2월중 30만1천명이 늘어난데 비해서는
증가세가 다소 둔화됐다.

이는 정부의 해고자제 요청으로 대기업들이 정리해고를 미루고 있고
중소기업들의 정리해고도 정점을 지났기 때문이라고 재정경제부는 설명했다.

예컨대 현대자동차의 경우 전직 파견 등 해고회피노력을 하면서 노조에
고용조정과 관련한 협의를 요청해 놓고 있다.

통계청은 이와관련, "보통 2월에는 대학졸업자들이 본격적으로 일자리를
구하러 나서기 때문에 실업률이 다소 높아지고 3,4월부터는 낮아지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계절적 요인에 관계없이 4월이후에는 실업자들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다.

1,2월의 실업자 증가세에도 일부 구조조정여파가 반영돼 있지만 앞으로는
구조조정이 실업증가의 주요인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특히 자동차 등 제조업종의 대기업과 금융기관 구조조정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실업자가 급속히 늘 것으로 보고 있다.

비교적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는 정부도 실업자가 최고 1백50만명에 달해
연평균으로는 1백30만명(실업률 6%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고용동향을 보면 중학교까지 졸업한 20대 생산직 근로자들이 주로 직장에서
밀려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20대 취업자는 지난해 3월 4백78만8천명에서 올3월 4백16만7천명으로
62만1천명(13%)이 줄었다.

직장을 잃은 84만2천명의 74%를 차지한 것이다.

반면 30대와 40대는 거의 변동이 없었다.

20대 실업률은 11.3%로, 경제활동인구가 많지 않은 19세이하를 빼고는 가장
높았다.

특히 중졸이하학력을 가진 20대 실업률이 19.7%에 이르렀다.

직종별로는 기능 기계조작 단순노무직 취업자가 지난해 3월 7백59만2천명
에서 1년 사이에 6백66만명으로 93만2천명이나 줄었다.

그러나 농림어업직은 2백5만3천명에서 2백23만3천명으로 18만명이 늘어
귀농하는 사람이 많은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기술행정관리직도 다소 증가했다.

서비스판매직과 사무직은 소폭 감소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과 건설업종이 두드러져 각각 52만6천명과 27만5천명의
실업자가 더 발생했다.

경제활동인구는 2천1백27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만7천명(0.9%)
감소했다.

일하기를 포기하는 사람이 늘고 있는 것이다.

여성들이 특히 많았다.

늘어난 비경제활동인구 72만2천명 가운데 여자가 81%(58만4천명)를 차지
했다.

취업자는 내리 4개월째 줄며 1천9백89만2천명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84만2천명(4.1%) 감소했다.

< 김성택 기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