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민영화를 놓고 물밑 작업이 활발하다.

"2년간 공기업매각으로 1백억달러를 마련하겠다"는 진념 기획예산위원장의
발언이후 더욱 빨라졌다.

주역은 외국금융기관이다.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곳은 모건스탠리 JP모건 골드만삭스 등
외국투자은행.

여기에 앤더슨매킨지같은 세계적인 컨설팅회사도 꿈틀대고 있다.

기획예산위원회나 해당 공기업을 방문하는 이들의 발길은 갈수록
잦아지고 있다.

매각주간사 역할을 희망해서다.

구체적으로 특정기업의 매각방안을 자체적으로 마련해 찾아오는 경우도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같은 연구소에서 나온 안과 비교해 자기안이 더 낫다고
설명하는 식이다.

물론 매각주간사가 받을 보수도 적지않다.

통상 거래대금의 1~2%를 받는 점을 감안하면 한건 성사로 1천만달러
이상이 들어온다.

"유명 외국투자은행들이 공기업 민영화에 관심을 갖고 문의하는
경우가 많다"(기획예산위 공성도 공공2팀장)는 말은 치열한 물밑 경쟁을
보여준다.

이 전쟁에서 한국 금융기관은 한발 뒤처져있다.

국내 증권사들도 공기업과 접촉을 시도하고 있긴 하다.

하지만 약간 주춤한 자세다.

국내 증시상장보다는 해외매각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민영화 가능성이 있는 공기업의 상품가치를 분석해 가격을 산정하는
어드바이저 역할"에 그칠수 있다는 얘기다. (대우증권 고우석차장)

외국금융기관이 눈독을 들이는 공기업은 한전 한국통신 담배인삼공사
등이다.

독점적 성격을 갖고 있어 수익성이 보장되고 수요가 안정적인 기업들이다.

결국 정부가 1차적으로 민영화 대상으로 선정할 기업과 일치한다.

이번 공기업 민영화의 타깃이 외자유치에 있는 탓이다.

김대중 대통령은 최근 "한전의 발전부문을 떼내 해외에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미키 캔터 모건스탠리 고문에게 말하기도 했다.

정부와 외국자본간 이해가 맞아떨어질지 주목된다.

<김준현 기자>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