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위원회의 요청에 따라 회계법인들이 27일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이 8%를 미달한 12개 은행에 대한 경영진단에 착수했다.

이는 당초일정보다 2주일가량 앞당긴 것이어서 은행 구조조정일정도 그만큼
단축될 전망이다.

27일 금융계에 따르면 안진회계법인은 이날 고영채 전무를 팀장으로 하고
업무제휴사인 아더앤더슨사 소속 외국인전문가 3명 안팎을 포함해
한일은행팀 평화은행팀을 구성해 진단에 들어갔다.

삼일회계법인도 28일 조흥 강원은행에 비슷한 규모의 전담팀을 보낼
방침이다.

나머지 회계법인들도 이번주안에 진단에 착수할 계획이다.

안진 삼일 세동 영화 산동 안건 등 6개 회계법인은 이번주안에 12개 은행
모두에 각각 30~40명규모의 경영진단및 경영정상화계획 평가단을 내보내기로
했다.

금감위는 회계법인들에 대해 국제기준에따라 여신을 재분류하고 자산건전성
을 중점 평가할 것을 요청했다.

회계법인 관계자는 "늦어도 6월중순 이전에 작업을 마치라는게 금감위
요구"라고 말했다.

금감위는 또 평가작업이 끝나는대로 경영평가위원회를 구성, 우량은행
보통은행 부실은행 등으로 나눠 상응한 조치를 내릴 계획이다.

그러나 우량은행 보통은행보다는 부실은행으로 판정받는 경우가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 은행관계자는 "국제기준에 따라 대손충당금을 쌓을 경우 은행의 BIS
비율은 현수준에서 크게 하락할 수밖에 없다"며 "이번 회계법인 조기투입은
금감위가 5~6개 은행에 대해 강제합병 폐쇄 등의 조치를 취하기 위한 수순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 고위관계자는 이날 "은행개혁문제는 국내외 회계법인이 사실상
전담한다"며 이번 평가작업에 의미를 부여했다.

< 허귀식 기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