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부호분할다중접속(CDMA)방식 이동통신 장비의 브라질 진출이
무산됐다.

27일 정보통신부및 업계에 따르면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지역 이동통신
사업권을 획득한 알가그룹 컨소시엄은 스웨덴 에릭슨의 시분할다중접속
(TDMA)방식 장비를 최종 선정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이 컨소시엄은 향후 2~3년동안 4억달러어치에 이르는 이동통신장비
공급 우선권을 삼성전자에 줄 예정이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벤더파이낸싱방식으로 장비수출을 추진해 왔으나
에릭슨 등 경쟁업체보다 유리한 조건의 자금원을 구하지 못해 장비공급대상
에서 탈락했다.

또 이처럼 국산장비공급이 무산된 것은 알가 컨소시엄에 20%의 지분을
참여, 이 지역 이동통신서비스 운영을 맡기로 한 SK텔레콤이 사업권을
사실상 포기한 것과 관련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SK텔레콤은 알가 컨소시엄에 1억5천만달러를 투자, 사업권 획득후
서비스사업 운영을 맡기로 했었다.

그러나 SK는 자금조달이 어렵고 수익성이 불확실하다는 점에서
직접 출자를 포기하고 미국 기관투자가로부터 자금을 차입, 출자했다.

이 과정에서 일정기간후 지분을 넘겨주는등 SK측의 권리를 상당부분
양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장비공급업체 선정에서 SK측이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해
국산장비 공급여지가 없어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IMF사태로 출자 자금조달이 어려워 불리한 조건에서
차입할수 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3년동안 운영권은 계속 보유하게 되며 지분양도문제는
그 이후 결정될 것"이라며 서비스사업권을 완전히 포기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한편 정통부 관계자는 "국산 CDMA장비의 해외진출을 위해 정부가
나서서 도와줬는데 결국 무산돼 안타깝다"며 "SK가 국가 전략적인
고려없이 지나치게 소극적으로 대응한게 섭섭하다"고 말했다.

<정건수 기자>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