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발표한 3월중 고용동향에 따르면 실업자수가 1백38만명에 달했고
실업률이 12년여만에 최고수준인 6.5%로 치솟는 등 실업사태의 심각성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

하지만 실업대란은 지금 막 시작됐을 뿐이며 조만간 구조조정에 따른
대량실업이 본격화될 것이기 때문에 우리경제가 겪어야 할 실업고통은
갈수록 커질 전망이다.

게다가 아직까지도 이렇다할 실업대책이 부각되지 않은데다 현재 대두되고
있는 새로운 고용환경에 대한 정보 및 대비가 전혀 없다는 점이 실업자는
물론 일반 국민들에게도 여간 답답한 일이 아니다.

따라서 정책당국은 당장 실업자구제를 위한 단기대책에도 힘써야 하겠지만
중장기적으로 변화하는 노동시장에 대한 정보제공 및 제도개선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지난 3월 한달에만 늘어난 실업자수가 하루 5천여명씩 14만3천명으로 결코
적은 수는 아니지만 지난 1월 27만6천명, 2월 30만1천명이 각각 늘어난데
비해서는 증가세가 다소 줄어들었다.

하지만 이는 정부의 정리해고 자제요청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일뿐 지방
선거가 끝나면 오는 6월부터는 다시 대량실업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대기업들과 금융기관의 구조조정에 따른 대규모
감원은 시간문제일뿐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정부의 실업률 통계조사는 일부 통계산정방식이 비현실적이어서
피부로 느끼는 현실과 거리가 있는데다 스스로 구직노력을 단념한 이른바
"실망노동자"까지 합한 실업자수는 거의 2백만명에 육박하리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이번 조사발표에서 만 14세 이상으로 일할 의사와 능력이 있는
경제활동인구가 2천1백27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8만7천명이나
줄었다.

이들 실망실업자의 상당수가 여성들이며 업종별로는 제조업과 건설업에서
실업자가 많이 발생했다.

특히 민간연구소들은 올해 실업률을 최고 7.2%까지 예측하고 있으며
JP 모건 등 외국투자기관은 연말까지 최고 10%대를 기록할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을 하고 있기도 하다.

한마디로 지금의 경제위기를 벗어나기 까지 얼마나 많은 실업자가 발생할
지 아무도 모르며 비록 1~2년뒤 경기회복이 된다해도 과거와 같은 2~3%대의
낮은 실업률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따라서 정책당국은 단기적인 실업률 등락에 지나치게 과민반응을 보일
것이 아니라 기업과 금융기관의 구조조정을 서두르는 동시에 사회보장제도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

물론 수출촉진 사회간접자본확충 등을 통해 고용기회를 창출하며, 재정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예정된 사회간접자본 사업을 가능한한 앞당겨 발주하고
환율안정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최대한 빨리 금리를 낮추도록 노력하는
것 등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