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전반에 대한 구조조정 필요성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그동안 경제의 빠른 성장에도 불구하고 금융, 기업, 공기업 등 우리 경제
전반의 비효율성은 매우 높다.

고비용 저효율 경제구조를 타파하고 기업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 구조조정이
필요하다.

효율적인 기업이 살아남고 비효율적인 기업은 시장에서 퇴출됨으로써
경쟁력은 향상될 수 있다.

문제는 정부가 과거와 같이 구조조정에 직접 개입할 것인가, 시장원리에
따라 자연스럽게 구조조정이 진행되도록 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많은 사람들은 정부가 직접 쾌도난마식으로 강력히 기업구조조정을 추진
해야 하는 것으로 믿고 있는 것같다.

지난날 정부는 기업부문에 대한 다양한 직접개입의 경험을 갖고 있다.

정부가 구조조정에 적극 개입하였음은 물론 시장의 역할을 대체하기도
하였다.

정부의 개입이 최고조에 달했던 70,80년대에 산업구조조정, 산업합리화와
90년대의 업종전문화 정책 등 기업의 구조조정을 수반하는 다양한 정책을
시행하였지만 경제적 유인이 없는 정부의 정책은 실패로 끝났다.

산업에 대한 정부의 적극 개입과 규제는 오히려 잠재적 경쟁자를 시장에서
배제하고 비효율적인 기업을 시장에 온존시키는 잘못된 신호를 보냄으로써
구조조정에 역효과를 초래할 수 있다.

정부는 정책집행에 앞서서 할 일과 하지 않아야 할 일을 고려해야 한다.

1980년대 이후 수많은 미국기업이 구조조정을 통해 경쟁력을 향상시켰지만
미국정부는 구조조정이 원활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M&A제도, 공정거래법 등
제도를 정비하는데 그쳤다.

정부는 가장 효율적이고 경쟁력있는 기업이 생존할 수 있도록 하는 공정
하고 개방적이며 경쟁적인 법과 제도를 마련하는데 더 많은 노력과 시간을
투입해야 한다.

경제의 급속한 국제화에 따라 국제규범에 걸맞는 경기규칙을 마련하는 것이
주요한 정부역할이 되고 있다.

이병기 < 한국경제연 선임연구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