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레이서 박정룡

좋은 자동차를 평가하는 기준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디자인을 비롯해 엔진출력 차체크기 안전성 승차감 핸들링 등이 평가의
요소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자동차 사고로 한해에 수천명이 목숨을 잃는 요즘엔 안전성이 가장
중요하다는 얘기들을 한다.

메이커들도 자동차에 고장력강판을 많이 쓰고 에어백 ABS 등을 달아 안전한
차라고 홍보한다.

그러나 이들 장비는 사고 후에 탑승자의 피해를 최소화해주는 것들이다.

사고가 나지 않는 차를 만드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어떤 상황에서건 운전자의 의도대로 움직여주는 차가 그런 차다.

그런 점에서 삼성이 내놓은 SM5시리즈가 핸들링을 중요시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한 일이다.

핸들링이 좋은 차는 운전자의 의도대로 따라주고 어떤 주행상태에서도
불안감을 줄여준다.

안정감이 있다는 뜻이며 이는 곧 능동적인 안전성을 확보했다는 얘기가
된다.

처음 시작하는 삼성이 위험스럽게도 국내 소비자가 선호하는 승차감을
손해보면서 안전성을 선택했다는 것은 그들이 말하는 새로운 자동차문화의
한 단면이 아닌가 싶다.

SM5시리즈의 겉모습은 개인적으로는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하지만 유행에 민감하지 않은 무난함으로 한등급 높은 차의 가치는 느낄
수 있다.

더욱이 삼성이 처음으로 만든 차인데도 단차(조립시 패널간의 틈새)가
좁다.

국산 최고급차 수준에 가까운 품질안정을 높이 평가할 만하다.

기존 국내 시판중인 동급차보다 차체가 크고 실내공간도 매우 넓으며 기본
사양 품목이 충실하다.

인테리어도 굴곡이 없어 평범하면서 심플해 벤츠의 실내공간을 연상케
한다.

센터페시아를 간결하게 정리한 점이나 조작버튼 수를 줄이고 크기를 키운
것은 좋다.

다만 각 버튼 위치가 약간 불편하다.

시트는 크기나 폭이 알맞다.

SM5의 차체는 국산 중형 및 중대형과 비교할 때 가장 넓어 보인다.

이로 인해 거주공간도 동급차보다 훨씬 커 5인 가족이 타도 실내가 좁게
느껴지지 않을 것 같다.

트렁크공간도 넓다.

잭 넣는 곳의 보디에 상처가 나지 않도록 패드를 덧대는 세심함도 보인다.

앞뒤 시계는 매우 넓어 운행중 개방감이 크게 느껴진다.

SM520은 직렬4기통 2.0리터 1백43마력 엔진으로 4천8백rpm이란 중.고속
회전에서 뛰어나다.

SM525V는 V6엔진과 변속기의 차단 소음, 진동방지 대책이 뛰어나다.

주행시 소음은 아이들링 때보다는 떨어져 520의 경우 바닥으로부터
흡입되는 주행소음이 약간 들어온다.

바람소리는 시속 1백20km가 넘어야 들릴 만큼 잘 잡았다.

소음이나 진동에 신경을 쓴 흔적이 여기저기서 역력히 나타난다.

525V의 승차감은 안락함과 지지력의 균형을 잘 맞췄다.

그만큼 서스펜션의 노면진동 흡수능력이 뛰어나다.

또 스포티한 주행성능을 위해 서스펜션을 약간 딱딱하게 세팅해 노면
충격이 약간 느껴진다.

전체적으로는 서스펜션이 뛰어나 핸들링 성능이 좋다.

BMW차와 비교할때 맞먹는 코너링 성능을 가졌으나 진동흡수능력에서 약간
뒤진다.

525V의 가속감은 좋은 편이다.

회전력이 제대로 전달되고 이를 소화하는 변속패턴이 적절하다.

고속주행성능은 뛰어나다.

시속 1백60km를 넘어도 전혀 불안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롤링현상도 없어 직진주행에서 안정감이 좋다.

제동성은 가벼운 페달답력과 함께 정확하게 정지하는 모습을 보여 믿음을
준다.

조향특성은 약간의 언더스티어가 있는 중립에 가까워 코너링에서 안정감이
있다.

급코너에서도 미끄러짐이 거의 없다.

동급에선 최고수준으로 보인다.

차의 특성에 맞게 개발된 타이어도 한몫한다.

삼성 SM5시리즈는 "핸들링이 좋아 주행 안정성이 뛰어난 차",
"평범하면서도 갖출 것은 고루 갖춘 차"로 요약할 수 있다.

가격면에서는 다소 비싼것 같지만 차체크기 실내공간 기본품목 등을
고려할 때 경쟁력이 있어 보인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