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변호사 오용호

쌍용 체어맨을 인도받은 것은 지난해 11월 21일.

벌써 5개월전이다.

그동안 체어맨을 타면서 항상 새 차라는 느낌을 갖고 있던 터여서 시승기
부탁에 전혀 거리낌 없이 "OK"사인을 냈다.

체어맨은 국내 최고의 고급차다.

하지만 내가 이 차를 타는 것은 고급이고 대형이라는 이유에서만은
아니다.

독일에서 유학당시 벤츠 영업용 택시를 처음 타보고 묵직한 안전성에
반했던 기억이 이 차를 구입하게 된 가장 큰 동기다.

외부 디자인부터 살펴보자.체어맨은 디자인에서부터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준다.

길이 너비 높이 등 차체 및 실내 크기가 국내 대형승용차중 가장 크지만
둔하지 않고 오히려 날렵하다는 느낌이 마음에 든다.

영업사원 얘기로는 체어맨은 날렵한 디자인으로 공기저항계수가
스포츠카수준과 맞먹는 0.29라고 한다.

고속주행시 공기의 저항을 상대적으로 덜 받아 속도와 연비면에서
큰 이점이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체어맨은 국내 대형승용차중 처음으로 에너지 소비효율 1등급을
획득했을 정도로 연비가 우수하다고 한다.

체어맨의 실내는 여지껏 타보았던 다른 승용차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널찍한 공간을 확보하고 있다.

운전석에선 안전벨트를 착용하고 상체를 아무리 굽혀도 차창에 머리가
닿지 않는다.

무광택으로 처리한 고급 무늬목과 스코틀랜드산 소가죽으로 만들었다는
천연가죽 시트도 매력있다.

화려하지 않아 더욱 우아하고도 고급스럽게 느껴진다.

체어맨을 타면서 깜짝 놀란 것은 첨단 내비게이션 시스템이다.

화면에 손가락을 가볍게 대는 것만으로도 에어컨과 오디오 조절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메모와 전자수첩 기능까지 갖추고 있다.

전에 운전했던 위치를 입력해 두었다가 버튼 하나로 시트의 높낮이에서부터
사이드미러, 룸미러까지 기억된 위치로 찾아주는 방식은 3사람까지 입력이
가능하다.

패밀리카로도 이용하기 편리한 장치이다.

뒷좌석은 두 다리를 쭉 펼 수 있을 정도로 넓어서 좋다.

팔걸이를 내리면 오디오를 조절할 수 있는 리모트 컨트롤이 있고,
뒷시트도 전동식으로 조절할 수 있다.

뒷도어와 차창엔 고급 전동식 햇볕가리개(롤러 블라인드)가 있었다.

나는 집 사무실 법원이 모두 서초동에 있어 꼭 필요한 때가 아니면
자동차를 자주 사용하진 않는다.

하지만 요즈음 들어 체어맨을 운전하는 경우가 부쩍 많아지고 있다.

그만큼 운전하기가 편하고 부담이 없어서다.

시동을 걸면 엔진이 돌아가는 느낌만 있을 뿐 실내는 여전히 적막하다.

어떤 때는 계기판을 보지 않으면 시동이 걸렸는지조차 모를 정도다.

처음에는 시트가 다소 딱딱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러나 타면 탈수록 승차감이 매우 좋은 차라는 점을 쉽게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장거리 여행시 예전보다 피로감이 훨씬 덜하다.

핸들은 움직이는대로 잘도 따라와 준다.

코너링도 매우 부드러워 핸들을 돌리는만큼 정확하게 반응하는게 놀랍다.

또 엑셀러레이터를 밟으면 밟는대로 속도를 내줘 아직 나는 체어맨의
최고속도가 얼마인지 잘 모른다.

영업사원 얘기로는 시속 2백30km까지 낼 수 있다고 한다.

엔진은 직렬 6기통 3천2백cc DOHC방식으로 비록 국내 경쟁차량의
3천5백~3천6백cc 보다 배기량은 적지만 국내 최고인 2백20마력이라는
놀라운 성능을 보유하고 있다.

체어맨에는 국내에 한번도 소개되지 않은 각종 안전장치들이 많이 있다.

브레이크와 가속페달은 전면충돌시 엔진룸 쪽으로 접히도록 설계되어
있다고 한다.

운전자의 다리부상을 방지하기 위한 세심한 배려라는 설명이다.

체어맨이 얼마나 안전에 신경을 썼는지를 단적으로 보여 주는 사례라
하겠다.

쌍용자동차는 체어맨을 판매하면서 경쟁상대를 수입차로 정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