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양자 보건복지부장관 경질 여부를 놓고 혼미를 거듭하든 여권이 주 장관
문제를 결국 "자진 사퇴"로 매듭을 지었다.

김종필 총리서리는 27일 오후 주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더 이상 시간을
끌지 말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것을 당부했다.

주 장관은 이날 통화에서 그동안 "누"를 끼친데 대해 죄송하다는 말과 함께
사퇴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주 장관은 늦어도 28일 오전 까지는 공식 사퇴서를 제출할 것이라고 한
관계자가 전했다.

사실 여권은 지난 25일 핵심인사들간 회동에서 주 장관을 경질하기로 결정
했으나 그 처리 수순을 둘러싸고 고민을 해왔다.

주 장관 처리가 "총리인준" 정국과 맞물려 "공동정권"의 아킬레스건을
건드릴 수 있다는 판단이었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주장관에 대한 처리가 "여권내 불협화음" 등 엉뚱한 방향으로 튈
것을 우려해 먼저 말을 꺼내기를 꺼려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와관련, "28일 주례회동에서 총리가 먼저 (주 장관
문제를) 거론하지 않는 한 대통령도 이를 언급하지 않을 방침"이라며 "JP의
의사를 존중하는 형식을 갖추게 될것"이라고 말했다.

김 총리서리도 그동안 많은 고민을 해왔다.

주 장관 처리문제는 "서리"꼬리를 떼지 못하고 있는 JP자신의 입지와도
맞물려 있었기 때문이다.

주 장관을 경질했을 경우 "총리서리"는 제청권이 없어 보건복지부장관
자리는 상당기간 공석이 될 것을 우려했다.

총리서리 체제의 위헌성 시비가 다시 이는 것도 부담이었다.

하지만 주 장관 처리를 더이상 미루는 것은 이같은 정치적 부담을 넘어
정권의 "도덕성"에 까지 상처를 입을 수 있다고 판단, 자진 사퇴쪽을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는 6.4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 미칠 악영향을 사전에 차단한다는
포석도 깔려 있다.

< 이의철 기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