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동구 초량동의 대산실업 김동철 사장(47).

그는 무너져가는 신발왕국 한국의 명성을 스노보드신발 하나로 되살리려고
밤낮없이 뛰고 있다.

국내 최대규모의 스노보드 생산업체를 세계적인 기업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야심을 이루기 위해서다.

올해에도 벌써 미국으로부터 8백만달러 이상의 주문을 받아 놓고 있다.

그는 일본 등지의 공략에도 나서 올해 1천2백만달러의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김 사장이 신발산업에 뛰어들게된 것은 6년전.

대기업 미국지사에 근무하던 지난 80년말 스키장에 놀러가 처음 스노보드를
보고 "상품이 되겠구나" 생각했다.

수출가격이 50~60달러로 일반운동화보다 5배이상 비싼 것도 구미를 당겼다.

그는 지난 92년 회사를 설립하고 스키장에 살다시피하면서 제품의 가격과
질, 디자인 등의 연구에 몰두했다.

1년이상의 고된 연구를 거친 결과, 발목보호용 장구를 내장한 스노보드
신발개발에 성공했다.

외국바이어들은 국내공장을 방문, 제품을 본뒤 "엘셀런트"를 연발했다.

마침내 93년 30만달러어치를 미국 밴스사에 첫수출하는 개가를 올렸다.

제품이 좋다는 소문이 국제시장에 퍼지면서 주문이 쇄도, 지난해 1천만달러
를 벌어들였다.

달러가치 상승에 따른 환차익까지 생겨 제법 짭짤한 수익을 올리기도 했다.

김 사장은 회사의 강점을 효율적인 조직구조에 두고 있다.

단 8명의 직원으로 제품개발팀과 영업팀을 구성, 생산비절감과 제품의 질을
높여 세계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물론 핵심부품을 만드는 사상구 감전동 생산공장에 기술인력 50명을
도급제로 고용하고 있다.

특히 국제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매년 30만달러 이상의 개발비를 들여
다양한 형태의 제품을 내놓고 있다.

김 사장은 "국내 스노보드화의 경우 가격과 품질면에서 최고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며 "스노보드화 한곳에 모든 역량을 집중시켜 세계 최고의
제품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 부산=김태현 기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