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을 파는 보안(시큐리티)산업의 개념이 바뀌고 있다.

인력경비에서 시작된 시큐리티 산업은 무인경비시대를 거쳐 컴퓨터통신보안
전자상거래보안 등 전자시대에 걸맞는 영역으로 넘어가는 추세다.

사람에 의존하던 시큐리티 산업이 정보통신산업의 일부로 자리잡아 가면서
시큐리티 장비산업의 재편도 예상된다.

센서 컴퓨터 초고속통신망 소프트웨어 등 전자와 정보통신의 기술을 응용
하는 방향으로 시큐리티 장비산업이 발전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무단으로 개인이나 기업의 자료를 빼내가는 해커들의 침입을 막기위해
각종 방어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컴퓨터통신 보안업체들은 올해부터 시장형성기
를 맞을 전망이다.

외국산 제품이 주도해온 컴퓨터 보안시장이 독자기술을 개발한 국내업체들
중심으로 바뀔 것으로 보인다.

국내업체들은 국내 실정에 맞는 제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어 국내업체 주도
의 시장개편 가능성은 더욱 높다.

특히 국내 업체들은 한국정보보호센터가 추진중인 방화벽 인증제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인증을 얻어내면 공공물량을 따내면서 시장선점에 유리한 위치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 유럽 주도로 추진되고 있는 전자상거래가 세계 각국의 합의로
실시될 경우 전자상거래 보안시장은 무한대로 팽창할 전망이다.

전자상거래가 이뤄지기 위한 대전제는 보안성 확보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국제 전자상거래를 할때 신용카드의 비밀번호가 제3의 인물에
노출되면 전자상거래 기본질서가 깨진다.

때문에 전자상거래를 추진중인 국가들은 보안장치 개발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부는 올해중 제정예정인 전자상거래 기본법에 보안문제를 명시할 계획
이다.

정부는 우선 공공기관에서 사용할 보안장치를 국가안전기획부 주도로
개발토록 전자상거래 기본추진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민간부문에 필요한 전자상거래 보안장치 개발문제는 아직 제도화되지 않은
실정이다.

민간업체들이 전자상거래 보안장치를 개발할 여지는 무궁무진하다는 의미도
된다.

지난해말 일어난 반도체 핵심기술 유출사건은 산업스파이 보안의 필요성을
다시한번 인식시킨 계기가 됐다.

산업스파이는 법적으로 제재할 수도 있지만 외국에서는 산업스파이를 막는
시큐리티회사가 있다.

다시말해 산업스파이 보안도 외국회사를 제대로 벤치마킹하면 시장이 형성될
수 있다는 얘기다.

시큐리티산업 가운데 경호업의 인기도 치솟고 있다.

TV와 영화에서 보디가드 직업이 자주 등장하는 탓도 있겠지만 IMF여파로
기업부도가 속출하면서 경호 의뢰사례가 늘어났다.

부도를 낸 채무기업인에게 빚을 받아내기 위해 채권자들이 폭력배를 동원
하는 경우가 있어 그들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사설경호인을 찾고 있다.

경호인 수요가 늘어나면서 대학에 보드가드 전문학과가 생겨나고 있을
정도다.

시큐리티시장은 지난해부터 전면 개방됐다.

외국 시큐리티업체의 진출이 크게 눈에 띄지 않지만 국내시장 진출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큐리티 관련업체들은 시장발전을 위해 현안을 하루빨리 풀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예를들어 청원경찰을 폐지하고 그들을 용역경비로 흡수해야 하며 불법주차
나 노상주차 단속같은 국가나 지자체 업무를 과감하게 민간에게 이양하면
시큐리티 업체들의 영역이 훨씬 넓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 김호영 기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