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월 석유수출국기구(OPEC) 총회를 앞두고 산유국들 사이에 추가
감산 논의가 무르익고 있다.

지난 3월말 감산(하루1백24만5천배럴)조치후 한달도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추가감산 논의가 확산되고 있는 것은 유가가 기대했던 만큼
회복되지 않고 있어서다.

OPEC회원국을 중심으로 일고 있는 이같은 추가감산 논의는 아직 설익은
것으로 구체적인 시기와 규모는 제시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산유국들 사이에 현재 유가가 "극히 불만족스러운 수준"이라는
데는 이론이 없어 늦어도 6월말 총회이전까지 가시적인 조치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쿠웨이트 등 일부 산유국들이 유가폭락으로 경제가 파탄지경으로
내몰리고 있어 이번 추가감산논의는 그 어느때보다 무게가 실려있다.

이번 감산논의에 처음 불을 지핀 이는 오베이드 빈 사이프 알 나세리
아랍에미리트 석유장관 겸 OPEC의장.

알나세리 의장은 지난 25일 "유가가 계속 지금의 수준에서 머문다면
6월총회에서 감산필요성에 대한 목소리는 더욱 커질 것"이라며 "실제
추가감산 가능성도 매우 높다"고 밝혔다.

그는 감산규모와 관련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진 않았지만 현재 각국의
산유량에 비례해 정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추가감산에는 비OPEC산유국의 협조가 절대적"이라고 강조해
이번에도 비OPEC국들의 동참을 적극 유도해 나갈 뜻임을 강하게 내비쳤다.

이에 카타르와 쿠웨이트가 즉각 화답하고 나섰다.

압둘라 빈 하마드 알아티야 카타르 석유장관은 "유가회복을 위해서라면
추가감산을 포함한 어떤 조치도 대환영"이라며 "감산규모는 어느정도가
되더라도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쿠웨이트는 자국의 경제사정을 들춰보이면서까지 감산에 적극성을 보였다.

셰이크 사우드 나세르 알사바 쿠웨이트 석유장관은 "유가가 현수준을
유지하면 다음 회계연도의 재정적자규모가 65억5천만달러에 이를 것"이라며
"산유국들이 하루바삐 추가감산에 합의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베네수엘라는 좀더 성급한 제안을 내놨다.

6월 총회때까지 기다릴 것없이 지금 당장 추가감산을 하자는 것이다.

에르윈 아리에타 광업에너지부 장관은 자신의 사견임을 전제하면서
"지난3월 감산으로 유가가 반응을 보이지 않을 경우 대안은 추가감산밖에
없다"고 밝혔다.

아리에타 장관은 이미 지난 24일 이 문제를 사우디아라비아와 멕시코
석유장관과도 협의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구체적인 감산규모까지 제시했다.

하루 50만배럴로 이중 베네수엘라가 10%인 5만배럴을 추가 감산할 용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알제리도 즉각적인 추가감산에 동조하고 나섰다.

28일 런던에서 세계에너지연구센터가 주최한 회의에 참석한 유세프 유스피
알제리 석유장관은 "원유가 안정을 위한 OPEC의 추가감산을 즉각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추가감산논의에 영향을 받아 유가도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나타냈다.

28일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중질유(WTI) 6월물은 전날보다
배럴당 32센트가 오른 15.74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런던석유시장에서도 북해산 브렌트유 6월물이 배럴당 39센트 오른
14.60달러에 거래됐다.

두바이유(현물)도 배럴당 12.66달러로 전날보다 41센트가 올랐다.

<김수찬 기자>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