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공해농업의 산실이며 (주)풀무원의 모태인 풀무원농장.

경기도 양주군 회천읍 옥정리에 자리한 이곳에는 대문이없다.

"무거운 짐진 자들아 다 이리로 오라"는 성경 구절이 적혀있는 푯말이
이를 대신한다.

이 농장을 세운 원경선(84)옹의 기독교에 뿌리한 인생관을 말해준다.

원옹이 이곳을 찾은것은 6.25직후인 1955년.

전쟁중 전도에 전념하던 그는 믿음을 행동으로 옮기는 삶을 위해 1만평에
가까운 황무지를 개간하기 시작했다.

"쓸모없는 사람을 단단하고 쓸모있는 사람으로 달구는 풀무가 되겠다"는
베드로전서의 뜻대로 농장 이름도 풀무원으로 지었다.

그는 처음에는 부랑아등을 수용,이들을 개화시키는데 주력했다.

그러나 그는 화학비료의 폐해가 극심해지자 공해가 전쟁보다 무섭다는
사실을 깨달으면서 농약과 화학비료를 쓰지않는 무공해 농업에 눈을
돌렸다.

그때가 농장의 문을 연지 21년이 지난 1976년.

첫해는 실패했다.

이듬해도 수확이 예년에 비해 반타작에 그쳤다.

그는 무공해 유기질비료 개발에 나섰다.

원료는 양돈장에서 나오는 돼지똥과 닭똥 그리고 두부비지와 톱밥
왕겨등.

그 결과 감자의 경우 네곱의 수확을 얻는데 성공을 거두면서 오늘날의
명성을 얻게됐다.

다른 농가와는 달리 IMF한파에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은것도 어찌보면
당연하다.

무공해식품업체의 대명사격인 (주)풀무원도 풀무원농장의 결실이다.

현재 경영상으로는 (주)풀무원과 풀무원농장은 완전 별개이다.

지난 81년 그의 아들인 원혜영 전국회의원이 풀무원 유기식품을 차려
이 농장에서 생산된 제품을 판매했다.

풀무원식품이 한때 운동권업체로 알려진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원혜영씨는 86년말 이 사업을 그의 친구인 남승우 현사장에 완전히 넘겼다.

그러나 풀무원은 지금도 이 농장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풀무원농장에서 유기농법으로 재배한 밀은 물무원 면류의 기본 원료이다.

이곳에서는 무공해 두부도 생산하고있다.

원옹은 지금도 (주)풀무원이 갖고있는 무공해 이미지를 지켜주는 정신적
지도자인 셈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