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김없이 다가온 5월은 쫓기듯 살아온 일상에서 벗어나 한번쯤 가족과
삶의 의미를 되새겨보게 한다.

올처럼 유례없는 불황과 대량실업시대에는 특히 그렇다.

사람들은 무엇으로 살아가는 걸까.

"노킹 온 헤븐스 도어" "로잔나 포에버" "웨스턴" "돈 크라이 마미" 등
5월에 새로 나올 비디오들은 이같은 의문에 대해 나름대로의 답을 제시한다.

독일영화 "노킹 온 헤븐스 도어"는 죽음을 앞둔 두 남자를 통해 희망과
자유, 우정을 얘기하고 있다.

머리에 주먹만한 혹이 있는 마틴과 골수암을 앓고있는 루디는 어느날
병원에서 만나 한번도 본적이 없는 바다를 보기위해 하늘색 벤츠를 훔쳐타고
떠난다.

암흑가 두목 소유인 이 벤츠엔 1백만마르크가 든 가방이 실려있다.

이들은 이 돈으로 마지막 축제를 벌인다.

"로잔나 포에버"는 장 르노와 메르세데스 루엘이 주연한 중년 부부의
사랑 이야기다.

줄거리가 단순하면서도 사람사는 냄새가 물씬 풍기는 영화다.

공동묘지에 잠들어있는 딸 옆에 묻히고싶다는 아내 로잔나의 소원을
들어주기위해 남편 마르첼로가 벌이는 해프닝을 다뤘다.

죽음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유머를 섞어 감동적으로 그렸다.

"웨스턴"은 지난해 칸영화제에서 "가장 따뜻한 영화"로 심사위원 특별상을
받은 작품이다.

두남자의 여행이야기를 로드무비 형태로 담아냈다.

평범한 사람들이 겪는 일상적인 사건을 통해 인간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면서 세상은 아름다운 곳이라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던져준다.

< 강현철 기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