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맞는 "근로자의 날"이지만 올해는 특별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근로자의 날"은 말 그대로 근로자들의 생일이고 근로자들의 축제가 되어야
하지만 올해는 늘어나는 실업으로 무거운 마음이 앞선다.

다행히 지난 2월 하루에 1만명씩 발생하던 실업자가 3월들면서 5천명
수준으로 증가세가 둔화되었지만 여전히 실업자가 1백30여만명에 이르고
실업률은 6.5%에 달하고 있다.

실업이 우리에게 가져다주는 사회.경제적 비용은 대단히 크다.

특히 우리의 경우 대량실업의 경험이 거의 없는데다 미처 대처방안을
준비하기도 전에 실업이 들이닥쳐 그 고통이 더욱 클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안타까운 일이 아닐수 없지만 우리 모두가 감내하고 반드시 극복해내야할
과제다.

정부도 심각한 실업문제의 해결을 국정의 최우선 과제로 삼고있다.

대통령께서도 현 내각이 실업내각이라는 각오로 적극 대처하라는 지침을
내린 바있다.

정부는 이에따라 지난 3월말 총 7조9천억원의 재원을 투입하는 종합적인
실업대책을 마련해 놓고있다.

정부의 실업대책은 실업자의 생활안정지원을 강화하고 실업발생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기업의 경영안정을 뒷받침하면서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데 중점을 두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는 것을 정부도 잘 알고있다.

또 정부의 실업대책만으로 실업문제를 모두 해결하는데는 한계가 있다는
것도 알고있다.

외환위기와 실업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기위해서는 수출증대와 외자유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외자유치의 중요성은 이미 경제위기를 넘긴 영국의 경험에서도 잘
증명됐다.

영국의 GDP(국내 총생산)대비 외국인 투자규모는 28.6%다.

중국도 18.6%다.

그러나 우리의 경우 2.3%에 불과한 수준이어서 외국인투자를 유치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그런데 외자유치는 대외신인도가 관건이며 대외신인도를 높이려면
노사안정이 전제되어야 한다.

이미 우리는 지난 2.6 노사정대타협으로 구조개혁의지와 고통분담에 관한
사회협약을 성공적으로 관철한 바있다.

이에따라 우리나라의 국가신인도가 크게 높아졌고 외환위기를 넘기는데
큰 힘이 되었던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돌이켜보면 제1기 노사정위원회는 짧은 기간에 적지않은 성과를 거두었다.

노사정 위원회에서는 구조개혁, 실업대책, 노조의 정치참여 등 광범위한
경제.사회분야의 90개 사항이 합의됐다.

이제 정부는 제2기 노사정위원회를 발족시켜 제1기에서 보여주었던
노사정대타협정신을 구체화하고 그 충실한 이행을 도모할 것이다.

노사정위원회는 노동계가 주장하는 모든 현안문제를 최우선과제로 논의,
실천해나갈 귀중한 터이다.

외환위기와 실업문제를 조속히 해결하기위해서는 우리의 대외신인도를
획기적으로 높여야 한다.

따라서 제2기 노사정위원회의 출범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이번 "근로자의 날"을 맞아 경제위기를 극복하는데 노사정이 다시한번
화합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어려울 때일수록 강해지는 우리나라의
이미지가 세계만방에 퍼져나가기를 기대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