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거래선을 활용해 달러화를 차입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은 국제 금융시장에서 외화자금 차입이
계속 어렵게 되자 거래관계에 있는 해외업체의 신용도를 토대로 자금을
마련하고 있다.

한국전력은 6월말까지 6억달러를 차입키로 하고 해외채권 발행을 준비중
이다.

그러나 국제 금융시장 여건상 이 물량을 모두 소화시키기 어렵다고 판단
됨에 따라 해외 거래처 지원을 통해 자금을 차입키로 했다.

한전 관계자는 "차입규모는 아직 결정되지 않은 상태"라면서 "미국
수출입은행(EXIM)에서 외화를 차입할 수 있게 도와달라고 제너럴일렉트릭
(GE)사와 교섭중"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한전과 GE사는 그동안 발전 기자재 납품을 통해 우호관계를
유지해 왔기 때문에 차입에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전은 국가 신용등급이 적용돼 IMF사태 이전에는 매우 유리한 조건으로
외화를 차입해 왔으며 해외 거래처 지원을 통해 자금을 들여오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가스공사도 LNG(액화천연가스) 도입선인 미국 모빌사로부터 지급보증을
받아 2억달러 가량을 차입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모빌사는 가스공사가 어려우면 LNG 판매도 영향이 있다고 판단, 지급보증에
긍정적인 입장을 표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빌사 지급보증으로 외화자금을 차입할 경우 차입금리도 매우 낮을 것으로
가스공사측은 기대하고 있다.

가스공사는 지난해 LNG 도입가격 상승분과 환율급등에 따른 환차손을
판매가격에 반영치 못해 발생한 자금난을 해소하는데 이 자금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이에앞서 LG칼텍스 정유는 지난 1월 미국 칼텍스사로부터 원유수입대금
결제조건으로 3억달러를 차입한 바 있다.

< 박기호 기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