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유러'/공룡 '유럽'] (상) '막 내리는 달러 천하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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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러화가 실생활에 쓰이기 시작한지 1년쯤 된 2003년 이맘때.
프랑스 파리바은행은 예년처럼 전세계 중앙은행들의 외환보유고실태를
발표했다.
"총 2조5천억달러 상당의 외환보유고중 달러 50%, 유러 40%, 엔 5%, 기타
5%. 이로써 유러가 달러에 버금가는 국제기축통화로 자리잡았습니다"
5년후의 가상 시나리오다.
하지만 막연한 추측이 아니다.
그때쯤이면 이렇게 돼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내년 1월 도입되는 유럽단일통화 유러는 세계자본시장의 틀을 근본적으로
바꿀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 달러중심의 1극 체제가 달러-유러중심의 양극 체제로 변하는 것이다.
이는 유러라는 또 하나의 기축통화 탄생을 의미한다.
대부분의 국제금융전문가들은 유러가 달러와 함께 기축통화로 자리매김
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대략 5년쯤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축통화는 국제자본및 교역시장에서 주축이 되는 화폐.자본시장에서는
준비통화와 개입통화, 교역시장에선 결제통화역할을 하는 돈이다.
지금은 달러가 기축통화로서 단독질주를 하고 있다.
파리바은행에 따르면 98년 현재 세계중앙은행들의 외환보유고총액은
1조5천3백39억달러.
이중 달러화 비율이 71%에 달한다.
국제환율안정을 위한 외환시장 개입통화로도 달러가 압도적이다.
외환시장거래에서 달러비중은 83%에 이른다.
무역결제에서는 거의 절반이 달러화로 거래되고 있다.
2차대전후 반세기동안 기축통화로서 달러는 난공불락의 아성이었다.
이 달러에 유러가 강력한 라이벌로 등장하는 것이다.
유러가 제2의 기축통화가 될 것이라는 주된 근거는 규모의 경제다.
단일통화를 통해 명실상부한 하나의 시장이 되는 유러 초기도입국 11국의
국내총생산은 6조9천억달러.
미국의 7조2천억달러와 별 차이가 없다.
인구는 2억9천만명으로 미국보다 2천만명가량 많다.
세계무역비중은 18.4%로 미국의 19.6%와 엇비슷하다.
"또 하나의 미국"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여기에다 이번에 빠진 영국 스웨덴 덴마크 그리스까지 유러랜드에 들어오면
EU경제는 더 커진다.
국내총생산 인구 교역등 모든 면에서 미국을 완전히 따돌릴 수 있다.
단연 세계 최대규모다.
규모의 경제외에 중요한게 하나 더 있다.
세계각국은 단일통화를 사용하는 EU와 교역하거나 투자할때 비용과 리스크
를 크게 줄일수 있는 점이다.
통화통합전에는 EU국가들과 교역할때 환리스크가 컸다.
마르크 프랑 파운드등 여러개의 통화로 결제해야 하는 탓이다.
투자때도 마찬가지다.
비용및 리스크절감 효과는 유러사용을 부추키면서 국제자본이 EU로 몰리도록
유도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유러의 기축통화부상을 예견하는 전문가들은 무수하다.
하도 많아 단순한 전망이라기보다는 기정사실처럼 여겨질 정도다.
프레드 버그스텐 미국제경제연구소(IIE)소장은 세상이 달러중심에서 달러-
유러의 양대 통화세계로 바뀔 것이라고 단언한다.
J.P.모건은행의 애니바쉬 퍼소드 통화연구소장은 각국 중앙은행들이 내년
부터 2002년까지 외환보유고에서 3천1백억달러를 유러로 전환할 것이라고
평가한다.
물론 소수견해지만 유러가 국제통화로 정착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있기는 하다.
EU국가들의 경제력이 천차만별이어서 단일통화도입에 따른 통일된 통화정책
이 먹혀들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유럽중앙은행의 금리정책이 혼선을 빚고 물가가 불안해질수 있다는 지적
이다.
그 결과 도중에 유러에서 탈퇴하는 나라들도 나올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는 최악의 시나리오다.
40년 넘게 통화통합을 준비해온 EU가 이런 예상문제점을 그냥 넘겼을리가
없다.
또 앞으로 유러가 깊게 근착되도록 각종 안전장치를 마련해 놓고 있다.
이번 유럽정상회의를 계기로 복수기축통화체제의 개막을 알리는 종소리가
울렸다고 봐도 무방할 것 같다.
< 이정훈 기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2일자 ).
프랑스 파리바은행은 예년처럼 전세계 중앙은행들의 외환보유고실태를
발표했다.
"총 2조5천억달러 상당의 외환보유고중 달러 50%, 유러 40%, 엔 5%, 기타
5%. 이로써 유러가 달러에 버금가는 국제기축통화로 자리잡았습니다"
5년후의 가상 시나리오다.
하지만 막연한 추측이 아니다.
그때쯤이면 이렇게 돼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내년 1월 도입되는 유럽단일통화 유러는 세계자본시장의 틀을 근본적으로
바꿀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 달러중심의 1극 체제가 달러-유러중심의 양극 체제로 변하는 것이다.
이는 유러라는 또 하나의 기축통화 탄생을 의미한다.
대부분의 국제금융전문가들은 유러가 달러와 함께 기축통화로 자리매김
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대략 5년쯤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축통화는 국제자본및 교역시장에서 주축이 되는 화폐.자본시장에서는
준비통화와 개입통화, 교역시장에선 결제통화역할을 하는 돈이다.
지금은 달러가 기축통화로서 단독질주를 하고 있다.
파리바은행에 따르면 98년 현재 세계중앙은행들의 외환보유고총액은
1조5천3백39억달러.
이중 달러화 비율이 71%에 달한다.
국제환율안정을 위한 외환시장 개입통화로도 달러가 압도적이다.
외환시장거래에서 달러비중은 83%에 이른다.
무역결제에서는 거의 절반이 달러화로 거래되고 있다.
2차대전후 반세기동안 기축통화로서 달러는 난공불락의 아성이었다.
이 달러에 유러가 강력한 라이벌로 등장하는 것이다.
유러가 제2의 기축통화가 될 것이라는 주된 근거는 규모의 경제다.
단일통화를 통해 명실상부한 하나의 시장이 되는 유러 초기도입국 11국의
국내총생산은 6조9천억달러.
미국의 7조2천억달러와 별 차이가 없다.
인구는 2억9천만명으로 미국보다 2천만명가량 많다.
세계무역비중은 18.4%로 미국의 19.6%와 엇비슷하다.
"또 하나의 미국"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여기에다 이번에 빠진 영국 스웨덴 덴마크 그리스까지 유러랜드에 들어오면
EU경제는 더 커진다.
국내총생산 인구 교역등 모든 면에서 미국을 완전히 따돌릴 수 있다.
단연 세계 최대규모다.
규모의 경제외에 중요한게 하나 더 있다.
세계각국은 단일통화를 사용하는 EU와 교역하거나 투자할때 비용과 리스크
를 크게 줄일수 있는 점이다.
통화통합전에는 EU국가들과 교역할때 환리스크가 컸다.
마르크 프랑 파운드등 여러개의 통화로 결제해야 하는 탓이다.
투자때도 마찬가지다.
비용및 리스크절감 효과는 유러사용을 부추키면서 국제자본이 EU로 몰리도록
유도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유러의 기축통화부상을 예견하는 전문가들은 무수하다.
하도 많아 단순한 전망이라기보다는 기정사실처럼 여겨질 정도다.
프레드 버그스텐 미국제경제연구소(IIE)소장은 세상이 달러중심에서 달러-
유러의 양대 통화세계로 바뀔 것이라고 단언한다.
J.P.모건은행의 애니바쉬 퍼소드 통화연구소장은 각국 중앙은행들이 내년
부터 2002년까지 외환보유고에서 3천1백억달러를 유러로 전환할 것이라고
평가한다.
물론 소수견해지만 유러가 국제통화로 정착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있기는 하다.
EU국가들의 경제력이 천차만별이어서 단일통화도입에 따른 통일된 통화정책
이 먹혀들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유럽중앙은행의 금리정책이 혼선을 빚고 물가가 불안해질수 있다는 지적
이다.
그 결과 도중에 유러에서 탈퇴하는 나라들도 나올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는 최악의 시나리오다.
40년 넘게 통화통합을 준비해온 EU가 이런 예상문제점을 그냥 넘겼을리가
없다.
또 앞으로 유러가 깊게 근착되도록 각종 안전장치를 마련해 놓고 있다.
이번 유럽정상회의를 계기로 복수기축통화체제의 개막을 알리는 종소리가
울렸다고 봐도 무방할 것 같다.
< 이정훈 기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2일자 ).